[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회원국간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의 감산 합의 결렬에 대한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9년 12월 11일 사우디 아라비아 항구에 오일 탱커가 떠있다. [사진=AFP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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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외무부는 4일 국영 SPA통신을 통해 ‘러시아 대통령실의 발표는 진실을 왜곡했다’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냈다. 외무부는 “그 (감산) 합의를 거부한 쪽은 러시아였고, 사우디와 나머지 22개 산유국은 감산 합의를 연장하고 더 감산하자고 러시아를 설득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사우디가 미국의 셰일오일을 제거하려고 했다는 러시아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우리가 미국의 셰일오일을 겨냥해 감산합의에서 발을 뺐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사우디가 셰일오일 산업을 적대하는 것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놀라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는 “언론에 ‘협상에 참여한 모든 산유국이 4월부터 감산 의무에서 벗어난다’고 처음 말했던 장본인이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이라며 “이 때문에 각 산유국이 저유가와 손해를 메우려고 증산하게 됐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감산 제의에 일단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지난달 6일) OPEC+의 감산 합의를 결렬시킨 쪽은 러시아가 아니었다”라며 사우디에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사우디가 OPEC+ 합의에서 탈퇴해 산유량을 늘리고 유가를 할인한 것은 셰일오일을 생산하는 경쟁자들(미국)을 따돌리려는 시도와 연관된 것”라고 주장했다.

한편 OPEC+는 사우디의 제안에 따라 오는 6일 화상 회의를 열어 경쟁적 증산으로 폭락한 유가와 국제 원유시장의 수급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열린 OPEC+ 회의에서 사우디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감산을 제안했지만 러시아가 반대했다. 이후 감산 추가 합의는 깨졌고 사우디는 증산에 돌입, 배럴당 60달러대였던 유가는 20달러까지 추락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