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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中투자 반토막, 美 1만명 해고···스타트업 경제 쓰나미 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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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경기 침체가 현실이 되고 있다. 스타트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스타트업 조사기관 '스타트업 지놈( Startup Genome)'은 지난 1일 '코로나19가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친 충격'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벤처투자 급감으로 3번째 글로벌 경제 쓰나미(1차 닷컴 버블, 2차 글로벌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①코로나19, 스타트업 투자에 직격탄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중국은 지난 두 달(1~2월)간 산업 생산이 전년동기 대비 13.5% 감소했다. 외식·온라인쇼핑 등 사회소비품 소비총액도 20.5%가 줄어 개혁개방 이후 첫 감소세를 보였다. 벤처캐피털(VC) 투자 상황은 더 심각하다. 보고서는 "2개월간 중국의 VC 투자가 50~57%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투자 감소 추이를 전 세계에 적용하면 280억 달러(약 34조 5000억원)로 추정된다.

중앙일보

2019년 12월 이후 중국 및 아시아의 스타트업 투자(시리즈A이상) 위축. 스타트업지놈 보고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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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한국·대만 등 아시아 지역 벤처 투자도 급감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투자받은 회사를 100으로 볼 때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권의 1월 투자(시리즈A 이상)가 54까지 하락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지난달부터 투자가 줄었다. 벤처 통계 플랫폼 더 브이씨(The VC)에 따르면 지난 1, 2월 각각 3200억원, 3400억원이었던 국내 벤처투자액은 3월에 220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3월(2978억원)과 비교해도 780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②닷컴 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3번째 쓰나미



글로벌 스타트업계의 대규모 투자 위축은 과거 2차례 있었다.' 닷컴 버블 붕괴'(2000~2001년)와 '글로벌 금융위기'(2007년~2009년)다. 2002년과 2009년에는 VC 투자가 각각 21.6%, 26.3% 줄었다. 스타트업 지놈의 아르노비오 모렐릭스 CIO(최고혁신책임자)는 "이번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투자 감소액은 최대 864억 달러(106조원)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스타트업 전문매체 크런치베이스가 추산한 글로벌 벤처투자액(2948억 달러)의 30%가 날아간다는 의미다.

더 우려되는 점은 투자 침체의 장기화다. 보고서는 "IT 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투자가 회복되는데 1~3년이 걸렸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이 2009년보다 심각한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고 전망하고 있는 만큼 장기 침체 위험이 크다"고 했다.



③스타트업 해고 도미노 본격화



미국 노동부는 지난 3일 "3월 고용이 70만 1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실업률은 2월 3.5%에서 4.4%까지 치솟았다. 스타트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적감소와 투자 위축으로 해고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CNBC 방송은 지난달 31일 "3월 한 달간 운송, 음식 배달, 인공지능 등 스타트업 40여곳에서 3800명 넘게 해고됐다"고 보도했다. 스타트업계 해고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코로나 해고 추척(Layoffs.fyi) 사이트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바이러스를 '팬데믹'으로 선언한 3월 11일 이후 지난 5일 오후 3시까지 129개 스타트업이 1만 397명을 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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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트업 해고 리스트.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헬스케어 스타트업 마인드바디는 지난 2일 새벽 이메일로 650명 해고를 통보했다. 전체 직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로스엔젤레스(LA)의 전기스쿠터 공유회사 버드도 지난 27일 전 직원의 30% 수준인 306명을 해고했다. 이달 들어서만 여행, 공유오피스, 마케팅 등 34곳의 스타트업이 직원을 해고했다. 리크루팅 전문 스타트업 캔도에 따르면 60% 이상의 스타트업은 신규채용을 보류 중으로 향후 스타트업계의 해고 도미노 확산이 우려된다.

진 필버트 은셍기마나 전 르완다 정보통신기술부 장관은 스타트업 지놈과의 인터뷰에서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해서 스타트업 지원이 꼭 필요하다"며 "스타트업은 일자리를 창출할 뿐 아니라 디지털 기술을 통해 보건,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코로나19와 맞서고 있다"고 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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