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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온라인 개학’ 코앞… 학부모 불안 자극하는 학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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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수업 진도-과제 고민 해결”… 지난주부터 재개강 문자 홍보

학부모 “우리 아이만 뒤처질까봐 학원 안보내고 버티기 힘들어”

‘인강(인터넷강의)이 아닌 ‘오프라인’ 전용 강좌!’, ‘매주 고난도 전 범위 모의고사 진행’, ‘수업 종료 후 질문 및 추가 클리닉’.

이번 주 개강하는 서울 강남구 A학원의 홍보 문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교는 온라인 개학을 준비 중이지만 학원들은 이미 오프라인 개원에 뛰어들었다.

정부가 당초 개학일로 예정했던 6일, 상당수 학원들이 현장 강의를 시작했다. 특히 고3과 중3부터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는 이번 주 들어 학원들의 공세가 거세다. 등교는 안 해도 개학을 하는 이상 진도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학부모와 학생의 불안감을 이용하는 셈이다. 한 학부모는 “지난주부터 학원 재개강 문자가 폭탄처럼 쏟아졌다”며 “이걸 본 아이가 ‘나만 쉬다가 개학하면 망할 것 같다’며 학원을 가야 한다고 안달이다”라고 전했다.

학원들은 코로나19에 맞춰 강의 유형도 이전보다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중간고사가 언제 치러질지 모르는데도 내신 대비 특강은 기본이다. 오랜 기간 쉬면서 나태해진 자녀가 원격수업을 제대로 할지 걱정하는 학부모가 많다 보니 학원들은 이전보다 ‘빡빡한 현장 지도’를 경쟁력으로 강조한다.

각 학교가 개학 연기 중에 내준 온라인 과제를 전문적으로 봐준다는 학원도 있다. 경기 B 학원은 “학교별 과제는 수행평가로 이어지거나 중간고사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며 학교별로 반을 편성해 과제를 도와준다고 홍보 중이다. “○○고의 ‘진로 관련 책 1권 선정 후 독서일지 자필 기록’은 수강생 모두 개별 첨삭해주겠다”, “××고의 ‘EBS 올림포스 국어 44∼55쪽 강의 듣고 문제 풀기’는 수강 여부를 검사하고 질의응답을 받겠다”는 식이다.

고교 신입생에게는 학원에서 학교 대신 맞춤형 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경기 C학원은 두 차례 1학년 간담회를 통해 인근 고교별 학습활동 정보를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고3 수험생에게는 “기말고사가 늦어져 대입 수시모집 준비 시간이 짧다”면서 벌써 수시 자기소개서 특강과 첨삭을 진행하는 학원도 많다.

학부모들은 코로나19도 걱정이지만 당장의 내신 전쟁이 더 걱정된다는 반응이다. 더 이상 학원을 안 보내고 버티기에 지친다는 분위기도 있다. 교육부가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집계한 전국 학원 휴원율은 31.4%. 서울(16.3%)뿐 아니라 광주(7.8%), 제주(10.0%), 인천(13.3%) 등의 휴원율은 이미 상당히 낮다. 교육부가 이번 주에 집계하는 휴원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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