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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정유신의 China Story]코로나 대책에 AI 적극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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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유신 서강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 회장]
머니투데이

중국이 코로나19 대책의 하나로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인공지능은 시진핑 국가주석 본인도 서가에 관련 서적을 꽂아놓을 정도로 관심이 많은 분야. 지난 2월 초 공업정보화부가 ‘차세대 정보기술을 통한 코로나19 확산방지책’을 발표한 후 업계와 학계, 지방정부의 노력과 협력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업계. 우선 세계적 ICT(정보통신기술)업체들인 배트맨(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이 선두업체다. 이들은 각기 자율자동차, 스마트시티, 의료분야에서 상당한 인공지능 성과를 축적했기 때문에 코로나19 대응에서도 발 빠르단 평가를 받는다. 예컨대 알리바바는 인공지능 전화시스템으로 자동응답 서비스(1월27일~2월24일 중 40개 도시에서 1100만건)를 실시했고 검색엔진으로 유명한 바이두는 딥러닝(심층학습)과 서모그래피(thermography)기술을 이용해 안면인식과 동시에 체온도 측정한다. 특히 이 기술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누군지 인식할 수 있는 데다 1분이면 무려 200명의 체온을 측정해서 놀라움을 자아내고 현재 중국 주요 도시의 철도역, 공공시설, 상업용 건물 등에서 이용이 확대된다고 한다.

배트맨은 인공지능 알고리즘 제공에도 적극적이다. 코로나19 진단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선 대량의 화상인식과 음성인식 데이터를 계산, 처리하는 알고리즘(소프트웨어)이 중요한데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모두 관련 알고리즘을 오픈 사이언스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알리바바는 1월29일 코로나19 방지를 위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공개에 이어 3월13일에는 ‘신속한 바이러스유전자 해석서비스’까지 무상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전자 변화를 재빨리 해석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알리바바가 유전자 해석시간을 종전 30분에서 60초 이내로 단축했다고 발표해 업계의 관심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벤처 유니콘들도 한몫한다. 예컨대 베이징퇴이상커지(Beijing Infervision)는 수천 건의 코로나19 사례를 인공지능 엔진에 학습시켜 단층촬영장치(CT)와 X선 검사에 활용하고 상탕커지(SenseTime)와 쾅스커지(Megvii) 등도 체온측정시스템을 개발, 실용화했다.

학계와 지방정부 협력도 활발하다. 예컨대 광둥성 정부와 상하이시는 초대형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대학과의 연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 사례는 광둥성 중산대학의 손일선기념병원. 흉부CT와 X선을 보고 진단하는 데는 베테랑 의사라도 15~30분 걸리지만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용하면 20초면 충분하고 정밀도도 90% 이상이라고 한다. 업계와 학계에선 인공지능 활용이 현재는 코로나19 등 질병 진단과 유전자 해석 정도에 머물지만 조만간 유전자 비교, 후보약품들의 스크리닝 및 시뮬레이션을 통해 각 질병에 맞는 신약개발에 획기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 내에서 소위 ‘4조위안2.0’ 경기대책이 거론된다고 한다. 리먼사태 4조위안 대책의 두 번째 버전이란 뜻인데, 철도, 도로 등 아날로그 인프라에 중점을 둔 당시와 달리 인공지능, 5G(5세대 이동통신), 사물인터넷 등 디지털인프라 구축에 방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과연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중국 경제를 리먼사태 때처럼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의 대상이다.

정유신 서강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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