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중국 경제의 충격이 중국 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매우 심각하다는 주장이 중국의 민간 학자와 홍콩 언론 등을 통해 잇따라 나왔다.

중국 하이난성의 하이커우(海口)에서 한 노점상이 중국식 부침개를 만들고 있다. 1분기 중국 서비스업에서 발생한 실업자만 1억 8000만 명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중신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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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밤늦게 중국 경제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중국 일류 금융기구의 경제 전문가 모임인 ‘중국수석경제학자포럼’에 “현재 중국의 실업 상황과 대책”이라는 류천지에(劉陳杰) 왕정(望正資産, Upright Capital)글로벌거시헤징기금 이사장의 글이 올라왔다.

골드만 삭스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8%에서 -10%에 이른다. 중국이 지난 1978년 개혁·개방 정책을 채택한 이래 1분기 성장률이 처음으로 후퇴하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중국 경제 전문가 류천지에는 올해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최고 -10%가 될 것이며 실업자만 2억 500만 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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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회장은 또 신종 코로나로 인한 중국의 실업자를 계산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공장에서 일하는 제조업 근로자는 2014년 782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차츰 감소하기 시작해 2019년엔 5971만 명이 됐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이 숫자가 500만 가까이 더 줄었다. 그리고 중소형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2019년 약 9000만 명인데 신종 코로나로 인한 마찰적 실업으로 인해 2000만 명이 감소했다. 마찰적 실업은 계절적 또는 기술적 이유로 인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실업이다.

중국 베이치(北汽) 신에너지 자동차 공장은 최근 업무가 재개돼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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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2019년 3억 7000만 명인데 현재 생산 복귀가 50%밖에 안 돼 약 1억 8000만 명이 실업 상태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 여파로 최고 2억 500만 명의 실업자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 같은 그의 주장은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2월의 전국 도시실업률이 6.2%로 500만 명의 실업자가 늘었다고 발표한 것과는 크게 다르다. 정부 발표와는 무려 2억 명의 차이가 난다.

중국 산둥성 지난에 건설되고 있는 길이 6683m의 펑황루(鳳凰路) 황하대교. 방역과 생산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중국 당국의 목표에 따라 건설 공사가 최근 재개됐다. [중국 신화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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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春節, 설) 연휴를 전후로 신종 코로나가 크게 확산하자 중국 각지를 봉쇄했고 이에 따라 중국의 많은 농촌 출신 노동자인 농민공(農民工)이 아직 일터로 복귀하지 못한 상황을 볼 때 류 회장의 주장에 신빙성이 높아 보인다.

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분기 동안 46만 개 이상의 기업이 파산했다고 중국 기업 데이터를 전하는 톈옌차(天眼査)를 인용해 지난 6일 보도했다. 이 중 2만 6000여 개는 수출 기업이었다.

최근 업무가 재개된 중국 베이치(北汽) 신에너지 자동차 공장의 근로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작업에 여념이 없다. [중국 신화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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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엔 여성용 대형 손가방과 장난감을 만들어 수출하는 회사로 유명한 중국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의 치환(奇幻) 완구회사가 해외 주문을 받지 못해 도산했다고 SCMP는 전했다.

SCMP는 중국 내 더 많은 기업의 도산이 예상되지만, 중국의 까다로운 기업 청산 절차가 파산 신청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1분기 동안 중국에서 새로 생긴 회사는 320만 개인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9%포인트 준 것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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