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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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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코로나 사태 근원" 中보건기구 수장으로 조롱받는 WHO 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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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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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 수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WHO는 에티오피아 보건부 장관을 지낸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55)가 2017년부터 이끌고 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6일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오늘 통화를 요청한 것은 대통령께서 코로나 사태에 발휘한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기 위해서”라며 다음 달 세계보건총회에서 아시아 대표 기조 발언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작 테드로스 사무총장의 리더십은 바닥을 치고 있다.

경제전문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논설위원실(the Editorial Board)’의 이름으로 낸 사설에서 테드로스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근원으로 지목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신종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판데믹(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감염) 선언을 미루는 등 초동 대처에 미흡해 바이러스 확산을 키웠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또한 지난 2월 초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만나 “중국의 통제 능력을 믿는다”라고 말하는 등, 중국을 감싸는 듯한 발언을 수차례 했다. 중국이 WHO에 매년 상당한 액수의 지원금을 내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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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인 지난 2월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하는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연합뉴스]



최근엔 테드로스 사무총장 개인의 리더십에 비판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인 더 힐은 지난달 17일 “이 사태의 책임은 WHO의 테드로스 총장과 중국의 시 주석이 져야 한다”며 “테드로스는 중국에서 처음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모르는 척하기에 바빴고, 시 주석을 만난 뒤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WSJ는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3월 11일까지도 판데믹 사태를 선언하지 않으면서 사태를 키웠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테드로스 사무총장의 말을 무시하고 중국 여행을 금지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보도했다.

그에 대한 퇴진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은 지난달 중순 미국 체인지닷오르그(change.org) 사이트에서 32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기도 했다. 강제성이 없기에 유야무야 되긴 했지만 테드로스 사무총장 개인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다.



'최악 독재자' 무가베, WHO 친선대사 지명도



WSJ는 이날 자에서 테드로스의 경력까지 조목조목 언급하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WSJ는 “테드로스는 의사가 아닌 정치인”이라며 “에티오피아의 좌파 티그레이 인민해방전선당 소속으로 독재적 정권에서 보건 및 외교부 장관을 역임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의학적 전문지식이 아닌 정치적 수완으로 WHO 수장 자리에 올랐다는 지적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말라리아 퇴치 등에 공을 세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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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왼쪽)과 그의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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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또 테드로스 사무총장이 지난해 9월 95세로 사망한 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을 WHO의 친선대사로 임명하려 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무가베 전 대통령은 짐바브웨를 37년간 철권 통치하다 쿠데타로 권력을 내놓은 악명 높은 독재자였다. 그의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는 명품 구매 등 사치를 일삼으며 ‘구찌 그레이스’로 불렸고 그의 아들 채툰가 무가베는 명품 시계 등을 페이스북 등에 올리며 전 세계적 지탄을 받았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2017년 그런 무가베 대통령을 친선대사로 임명하려 했다가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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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 지난달 서명자 32만명을 넘겼다. [체인지닷오르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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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테드로스 사무총장과 중국의 유착관계도 조명했다. WSJ는 “WHO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조직적이고 지속적이며, 이젠 ‘중국보건기구’라고까지 불리는 상황이 됐다”며 “미국의 지도력과 관련 인재풀에 구멍이 난 상황에서 WHO의 개혁은 미국 혼자서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에티오피아의 보건부 장관을 2005~2012년, 외교부 장관을 2012~2016년 역임했다. 직후인 2017년 아프리카 출신으로선 처음으로 WHO 수장에 올랐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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