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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이 와중에… 州대법관 선거 챙기는 트럼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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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콘신 대법관 후보 향해 “군대과 총기 보유 지지하는 판사” 칭찬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을 지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도 아니고 50개주 가운데 한 곳 대법원의 대법관 구성에 집요한 관심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연방대법원을 보수 대법관 위주로 재편해놓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대법원들도 그와 ‘코드’가 맞는 보수 성향 법조인들로 채워넣으려는 욕심을 부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를 앞두고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현직 대법관인 다니엘 켈리를 적극 응원했다. 위스콘신주 대법원은 7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다. 대법관은 주민들이 선거로 뽑으며 임기는 10년이다. 지난 2016년 전임자의 갑작스러운 유고라는 ‘행운’에 힙입어 위스콘신주 대법원에 입성한 켈리 대법관은 전임자 잔여 임기(4년)가 끝나는 올해 임기 10년의 대법관에 다시 도전했다.

켈리 대법관은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공화당과 ‘코드’가 맞는 보수 성향 법조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위스콘신주 유권자들에게 “오늘(7일) 높은 존경을 받고 있는 공화당원 다니엘 켈리 대법관에게 투표하세요”라며 “그는 범죄에 엄격하고 군인과 참전용사, 그리고 농업인을 사랑하며 수정헌법 2조를 구해낼 사람입니다”라고 호소했다.

수정헌법 2조는 다름아닌 미국 시민이면 누구나 총기 등 무기를 소유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가 있음을 보장한 바로 그 조항이다. 총기 난사사건이 아무리 빈발해도 총기 규제가 불가능한 근본 원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에도 트위터를 통해 켈리 대법관의 재선을 응원했다.

위스콘신주 대법원 선거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보수 대 진보의 세력 구도 변화 가능성 때문이다. 현직 켈리 대법관을 포함해 7명 중 5명이 보수 성향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서 5대2로 늘 보수가 이기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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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그가 지명한 보수 성향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후보자의 기자회견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켈리 대법관에게 도전장을 내민 하급심 법원의 질 카프로스키 판사는 진보 성향 인물이다. 만약 카프로스키 판사가 켈리 대법관을 누르면 위스콘신주 대법원은 보수 대 진보가 4대3 구도로 재편된다. 보수가 가까스로 우위를 점하기는 하나 보수 대법관 중 한 명이 유고 상태라도 되면 보수 대 진보가 3대3으로 팽팽히 맞서 자칫 그동안 유지돼 온 보수적 판례들이 무너질 소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법부의 보수화를 위해 취임 초기부터 엄청나게 애를 써왔다. 연방대법원의 대법관을 비롯해 그가 임명권을 지닌 연방법원 판사직에 공석에 생길 때마다 ‘코드’가 맞는 공화당 성향의 보수 법조인을 법관으로 밀어넣었다.

그는 지난 2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218명의 연방법원 판사를 임명한 것도 기록이고, 더욱이 연방대법관도 2명씩이나 임명했다”며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고 적었다. 2017년 취임 후 3년 남짓한 기간 동안 연방대법관 2명을 포함해 자신과 코드가 맞는 법조인 220명을 연방법원 판사로 임명했다는 일종의 ‘자화자찬’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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