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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아시아나 인수 불발되면? 앞으로 아시아나 어떻게 되나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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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주명호 기자] HDC현대산업개발 과 미래에셋대우 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불발설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만약 불발설이 현실이 되면 아시아나는 상당 기간 '미아' 신세를 면치 못하며 경영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포기가 현실로 나타나면 인수주체들에게 페널티가 내려질 전망이다. 당장 인수대금으로 책정된 2조5000억원의 10%인 계약금(이행보증금) 2500억원이 몰취된다. HDC현산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그만큼 금전적 손해를 입는다.

현재 표면적으로는 HDC현산 컨소시엄은 아시아나 인수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 불발' 악몽 재현될까

그러나 재계는 11년 전 대우조선해양 인수 상황을 떠올린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노조 반발에 부딪힌 한화그룹이 인수를 포기하며 '미아' 신세로 전락했다.

한화는 2008년 6조3000억원의 인수금액을 써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실사를 강력히 저지했다. 조선업황 악화도 발목을 잡았다. 당시 조선업은 슈퍼사이클의 꼭지점을 지났다는 게 중론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도 강했다.

한화는 결국 2009년 초 인수 취소 결정을 내렸다. 3150억원(당시 5%)의 이행보증금은 고스란히 포기했다. 이후 법정공방을 통해 2018년 이 중 1260억원을 돌려받았다. 한화의 인수 포기가 노조의 실사 저지에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HCD현산과 미래에셋이 만약 아시아나 인수를 포기한다면 이행보증금을 일부 돌려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인수계약금 몰취 외에 다른 패널티는 없어

대우조선해양 사례를 볼 때 금융당국이 인수 포기자에 대해 이행보증금 몰취 외에 또다른 페널티를 줄 수 있는 조항은 없다. 하물며 재입찰에 다시 참여한다고 이를 막을 수는 없다. 아시아나의 최근 시가총액은 7000억원 선으로 인수금액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물론 항공업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국면을 맞는 시점부터 다시 평년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세계 2위 조선사로 독보적 해양플랜트 건조 능력을 갖췄던 대우조선해양도 한화의 인수가 불발된 이후 현대중공업과 2019년 1월말 인수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기까지 무려 10년을 주인 없는 회사로 보내야 했다.

◇재입찰하면 마땅한 인수후보 없을 수도

만약 인수전이 불발되고 아시아나가 다시 매물로 나온다면 인수 후보군은 HDC현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당시에 비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은 아시아나 인수전에서 일찌감치 발을 뺐다. 또다른 유력 인수후보로 분류됐던 SK그룹과 한화그룹의 현 상황도 간단치 않다.

SK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배터리 투자 부담이 한층 커졌다. 캐시카우인 SK하이닉스 상황도 좋지 않다. 한화그룹도 태양광 사업 업황이 밝지 않다. 두 그룹 모두 수조원 단위의 아시아나 인수에 나설 수 있는 모습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아시아나 직원들은 "우려 반, 한숨 반"

아시아나 직원들 사이에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 한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전반적으로 인수가 원활히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최근 인수 무산에 대한 불안감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든 아시아나 직원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높다. 또 다른 아시아나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 명예퇴직을 신청하면 위로금으로 몇 년치 급여가 나올 것인지 예측하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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