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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유럽 코로나 정점 찍었나…스페인·오스트리아 "단계적 봉쇄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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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시 드니프로의 공동묘지에 시신이 안치되지 않은 흙무덤들이 쌓여 있다. 시 당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를 대비하고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 12곳에 무덤 600기를 준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현재 확진자 1462명에 사망자 45명이 나왔다.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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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 몇몇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지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적 봉쇄 조치를 풀고 경제 활동을 재개하는 출구전략도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실제 유럽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이탈리아·스페인 등에서 증가세가 꺾여 최악을 지난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탈리아 확진자는 6일(현지시간)까지 누적 13만2547명으로, 전날보다 3599명 늘었다. 지난달 17일 이후 하루 4000~5000명이 새로 감염되던 이탈리아는 20일 만에 처음으로 일일 확진자가 3000명대로 내려앉았다. 이날 사망자 수는 전날보다 636명 증가했지만 예전보다 상당히 줄었다. 지난달 27일 하루 919명이 숨졌고 4월 들어 하루에 700명대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증가세는 하강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비오 브루사페로 이탈리아 국립고등보건연구소(ISS) 소장은 지난 5일 "곡선이 며칠째 안정기를 보이다 하강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를 제치고 미국에 이어 확진자 2위를 기록한 스페인도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확진자는 13만5032명으로 전날보다 불과 246명 늘었다. 지난달 말에는 하루 최대 1321명이 늘었지만 이달 1일에는 500여 명만 발생했다. 스페인 정부에서도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검사 대상에서 제외했던 무증상자들도 대상에 포함하도록 방침을 바꿨다. 아란차 곤살레스 라야 외무장관은 "완화를 준비하는 데 있어 누가 감염됐는지 아는 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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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 감염 중심 국가에서 희망이 보이자 이를 지켜보던 주변 국가도 조심스럽게 출구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하고 신규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계획표를 공개했다. 오스트리아는 지난달 말 하루 1300명대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지만 이달 4~6일 3일 동안 200명대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오스트리아는 확산세가 약해지자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봉쇄 완화 청사진을 밝혔다. 오는 14일부터 소형 상점의 영업을 재개하고, 5월 1일부로 미용실과 대형 상점 문을 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5월 중순부터는 카페 등 서비스 업종 상점 영업을 허가한다. 다만 공공행사 금지는 7월까지 유지하고, 개학도 추후 공지 시까지 미뤄진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보건 규정 준수 기간도 연장된다. 쿠르츠 총리는 "사회적 접촉을 피하고, 공공장소에서 거리를 유지해달라"고 촉구했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국경을 폐쇄했던 덴마크도 봉쇄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날 "어린이집과 1~5학년을 위한 학교는 15일에 다시 문을 연다"며 "부모들은 평범한 근무 환경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점진적인 봉쇄 완화는 (감염자·사망자) 수치가 안정적일 때만 일어날 것"이라며 "10명 이상 모임 금지 등은 5월 10일까지 계속되고 대규모 집회 금지는 8월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스페인 정부는 25일까지로 정한 전국 이동제한령과 상점 영업 금지령을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봉쇄 조치를 아직 풀지 못하거나 강화하는 국가도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13일까지로 정해진 휴교령을 다음달 18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독일은 완화하는 것은 이르다면서 적어도 19일까지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독일에서는 3명 이상 모일 수 없고, 특별한 목적이 있지 않을 경우 통행도 제한하고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이날 독일 정부 문건을 입수해 공공장소 마스크 의무화와 신속한 감염 사슬 추적, 모임 제한 등을 설정한 상태에서 일상 제한 조치를 풀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독일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독일의 하루 확진자 수는 지난달 26일 6147명으로 치솟았으나 지난 4일 4962명, 5일 4297명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보건당국은 확진자 1명이 최대 7명을 감염시켰다가 최근 들어 1명을 감염시키는 선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 확산세가 어느 정도 누그러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봉쇄 조치 등을 취하지 않았던 스웨덴은 정부가 보다 강력한 제한 조치를 도입할 수 있는 권한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3개월간 공공장소 모임 금지, 상점 휴업, 대중교통 접근 제한 등이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두원 기자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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