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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화학연, 상온 노출이력 알려주는 '저온유통 안심 스티커'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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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의 오동엽 박사(왼쪽)와 최세진 박사가 ‘콜드체인(저온유통) 안심 스티커’가 부착된 식료품을 들고 있다./제공=한국화학연구원



아시아투데이 문누리 기자 = 한국화학연구원은 오동엽·박제영·황성연·최세진 박사팀이 냉장 식품의 변질 우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저온유통 안심 스티커’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일명 ‘콜드체인(저온유통) 안심 스티커’로, 냉장 상태로 배송받은 어류·육류·청과물 등 식료품에 붙어 있는 필름 형태 스티커를 확인하면 상품이 배송 도중 상온(10도 이상)에 노출된 적이 있는지 알 수 있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냉장·냉동 보관된 식품이 상온에 노출되면 세균이 증식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육안으로 변질 여부를 알기 어렵다. 특정 세균은 서식해도 식품의 맛과 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냉동식품은 녹았다가 다시 얼려도 외관상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를 이용하면 냉장·냉동 배송차량 등 탑차의 오작동으로 식품이 상한 지 모른 채 먹어 발생하는 식중독·햄버거병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또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는 얇고 유연한 데다 제조비용이 저렴하고, 임의로 조작할 수 없어 최근 급성장하는 신선 배송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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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는 얇고 유연해 어디에든 부착할 수 있다. 또한 가위로 스티커의 일부를 잘라내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제공=한국화학연구원



기술의 핵심은 상온에 노출되면 투명해지는 나노섬유 필름이다.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나노섬유 필름의 뒷면에 일반 필름을 붙여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를 만들었다.

나노미터(㎚·10억분의 1m) 굵기의 가느다란 실이 교차한 상태의 나노섬유 필름은 저온에서는 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에 불투명하지만, 상온에 일정 시간 동안 노출되면 나노섬유 구조가 붕괴하면서 투명해진다. 이 경우 함께 붙인 일반 필름의 이미지가 나타나면서 상온 노출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오동엽 박사는 “한 번 상온에 노출돼 이미지가 변한 스티커는 다시 냉장·냉동하더라도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는 식료품 이외에도 고가의 의약품 저온유통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스티커 자체가 얇고 유연한 데다 예상 제작 비용이 개당 10원 대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특수 잉크의 화학 반응을 이용해 상온 노출 여부를 알려주는 방식의 키트는 단단하고 두꺼운 플라스틱으로, 다양한 제품에 부착하기 어렵고 제조비용도 개당 수천원대로 비싸다.

최세진 박사는 “기존의 의약품 유통용으로 쓰이는 키트는 파손될 경우 특수 잉크가 흘러나올 위험성도 있다”면서 “반면에 이번에 개발된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는 유통 과정에서 손상돼도 화학물질 유출 우려도 없고, 기능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지난달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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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서 꺼낸 햄버거 패티를 2시간 동안 상온에 뒀더니, 포장지에 부착된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에 이미지가 나타났다. 스티커 전면의 나노섬유 필름이 상온에 반응해 투명해진 결과, 후면 일반 필름의 이미지가 나타난 것이다./제공=한국화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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