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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필동정담] 스윙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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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0대 4·13 총선 직전 한국갤럽이 정당 지지도(4~6일)를 조사한 결과 여당인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이 39%, 더불어민주당이 21%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압승이 점쳐졌지만 개표 결과는 여론조사와 달랐다. 새누리당이 122석을 얻어 123석을 차지한 민주당에 제1당을 뺏긴 것이다.

2012년 19대 총선 직전 여론조사도 개표 결과와 어긋났다. 정당 지지율에선 새누리당 35%,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31%, 통합진보당 7%로 야권의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새누리당이 152석으로 단독 과반을 확보했고 민주통합당은 127석에 그쳤다.

이처럼 여론조사와 선거 결과가 다른 이변이 속출하는 것은 '스윙보터(swing voter)' 표심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의 표본 대상이 워낙 적은 데다 응답률도 기껏해야 10% 안팎에 불과해 숨은 표심을 읽는 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스윙보터란 그네를 타듯이 어떤 후보자에게 투표할지 결정을 못 내린 부동층이다. 이들은 대개 중도층이지만 일부는 이념 성향이 약한 진보나 보수 유권자다. 그만큼 특정 진영에 매몰되지 않고 정권의 국정 운영과 여야의 정책, 비전 등 객관적 상황에 반응하는 투표자(responsible voter)들이다. (김장수 '하드볼 게임') 4년 전 서울 종로 선거에 나선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서다가 실제 득표에선 12.9%포인트 차로 정 후보에게 패한 것도 '샤이 중도' 표심과 무관하지 않다.

이번 선거에서 스윙보터 규모는 전체 유권자 중 20~25%로, 879만~1099만명 정도다. 이들은 대체로 선거 일주일 전쯤 지지 후보를 결정한다. 따라서 여론조사 공표 금지 시점과 맞물려 선거 판세가 막판까지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선거는 유권자 중 절반가량인 50대와 PK(부산·울산·경남)·충청권 표심이 안갯속이라는 점에서 이들 표심 향배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

[박정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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