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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침해 역풍에도 '손목밴드' 꺼낼까?…자가격리 이탈에 정부 고심 중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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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환자 이틀째 50명 이하… “긴장 늦춰선 안 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자들의 무단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손목밴드(전자팔찌)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아직은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실행될 경우 범죄자가 아닌 일반인에게 손목밴드를 채우는 것이어서, 도입될 경우 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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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검토 중인 자가격리자 무단이탈 방지를 위한 전자팔찌. 우리 정부도 전자팔찌 도입을 논의하면서 인권침해 등 논란이 되고 있다. 대만 중국시보 캡처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자가격리자들의 이탈을 방지할 다양한 수단 중 하나로 손목밴드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반장은 “대다수 국민들이 자가격리를 잘 지켜주고 있지만 일부에서 이탈이 발생하고 있다”며 “여러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장 실효성 있고 빨리 적용할 방안이 무엇인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시로 휴대전화 통화로 확인하거나, 불시에 자가격리자의 가정을 방문해 확인하는 방안, 국내 발생 자가격리자도 자가격리 앱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 다양한 수단을 정부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목밴드는 스마트폰과 연결해 10m 이상 떨어지면 경보음이 울려, 모니터링 담당자가 이탈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홍콩에서는 이미 코로나19 자가격리 대상자에게 위치 확인용 스마트 팔찌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대만도 격리자에게 전자팔찌를 채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손목밴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여러 조치에도 자가격리자들의 무단이탈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자가격리 조치 위반자에 대한 처벌 조항은 지난 5일부터 ‘300만원 이하 벌금’에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대폭 강화됐다. 또 자가격리자들에게 자가격리 앱을 의무적으로 깔도록 했다. 앱에는 자가격리자가 격리 지역을 벗어날 경우 경고를 통해 이탈을 막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하지만 최근 휴대전화를 격리장소에 두고 외출하거나, 휴대전화의 위치추적 장치를 끄고 외출하는 일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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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본에 따르면 자가격리 지침을 어겨 감염병예방법 또는 검역법 위반으로 사법처리 절차가 진행 중인 사람은 75명(67건)이다. 이 중 6명은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에 사는 20대 A씨는 이달 초 해외에서 입국한 뒤 보건당국으로부터 14일간의 자가격리 명령을 받았음에도 지난 6일 집 밖으로 나가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집 안에만 있기 답답해서 바람을 쐴 겸 나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 거주 중인 B씨는 지난 6일 자택 인근 부동산중개사무소에 방문했다가 지인에 발각됐다. 국내 확진자의 접촉자인 C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마스크를 받기 위해 관리사무소를 찾았다가 적발된 경우다. C씨는 마스크 배부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없자 “왜 자가 격리자인 내 이름은 없느냐”고 항의하다 들통났다. 필리핀에서 입국한 D씨는 자가격리 중에 부산 시내를 활보하다 부산장애인 콜택시 ‘두리발’을 취재하던 한 언론사와 인터뷰까지 했다. D씨는 “내가 자가격리자인데 답답해서 시내를 돌아다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가격리지 이탈은 지역 사회 안전을 해치는 일이다. 추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이유다.

하지만 무단이탈을 막겠다는 본래의 취지에도 국내에서 일반인에게 위치 확인을 위한 손목밴드를 채우는 일은 인권침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자가격리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자가격리자가 3만7000명에 이르고, 향후 8만∼9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 모두가 사용할 손목밴드 개발과 제작에 걸리는 시간, 비용 등의 문제도 있다. 코로나19 대응에 개방성, 투명성을 강조하던 기존 방역정책 기조와도 배치된다.

손목밴드나 전자팔찌는 성범죄자들에게 채우는 전자발찌를 연상케 한다. 부정적인 시각 탓에 자발적으로 증상을 신고하고 자가격리를 하던 사람들도 애초에 증상을 신고하지 않는 등 역효과를 불러올 우려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정부 내에서도 손목밴드 도입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비공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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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 신규 환자 이틀째 50명 이하… “긴장 늦춰선 안 돼”

이틀 연속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명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중순 시작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유럽발 입국자 검역 강화 등의 효과가 일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지 판단은 이르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전날 47명에 이어 이날도 47명을 나타냈다. 통상 주말 동안 검사량이 줄면서 월요일 신규 환자가 적고, 화요일에 다시 많아지는 패턴을 보였는데, 이번주는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22일 시행한 고위험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을 제한하는 등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시행 첫 주 성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발 입국자에 대한 전수조사 및 격리도 지난달 22일 시작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2주 이상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코로나19 유행을 최대한 억제한 시민들과 찾아낸 확진자들을 중증도에 따라 안정적으로 치료한 의료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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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근무 교대를 위해 격리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요일별 신규 확진환자 수를 보면 목요일, 토요일에 신규 환자가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3월 3주의 경우 월 74명, 화 84명이었으나 목 152명, 토 147명으로 늘었다. 3월 4주도 월 64명에서 목 104명, 토 146명으로 나타났다.

위험 요소도 사라지지 않았다. 4월 1일 검역 강화 이전 들어온 해외 입국자 가운데 양성 판정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도 검역에서 확인된 14명을 포함해 17명이 해외에서 유입된 환자다.

감염경로를 모르는 확진자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이는 방역 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감염자가 지역사회에 있다는 의미다. 특히 증상이 경미한 젊은 층 감염자가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조용한 전파자’가 될 수도 있다. 젊은 층은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문을 연 일부 클럽 등 유흥업소에는 줄 서서 몰려든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서로가 부딪치는 클럽은 집단감염의 우려가 큰 장소”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나이트클럽, 감성주점 등 춤추는 클럽에 대해 매일 오후 11시부터 익일 오전 4시까지 집중적으로 방역조치를 이행하는지 점검하기로 했다.

정부는 신규 확진환자 50명 이내, 감염경로 미파악자 비율 5% 이내로 유지될 경우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방역망을 벗어난 환자가 계속 발생한다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

윤 총괄반장은 “긴장의 끈을 늦춘다면 얼마 뒤 다시 환자 증가를 경험할 수 있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당부했다.

이진경·이강진 기자, 부산=오성택 기자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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