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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코로나로 미국인 50만명 사망" 백악관선 두 달前 경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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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로 국장 두 차례 메모…2월 말엔 "1억명 감염·120만명 사망"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지난 1월 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미국인 50만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는 내부 경고를 했던 적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나바로 국장은 지난 2월 말에는 미국인 1억명 이상이 코로나에 감염돼 120만명이 숨질 수 있다는 더 강한 경고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대중(對中) 무역 강경파인 나바로 국장은 코로나 사태에 대비한 물자를 생산하기 위해 발동된 국방물자생산법을 총괄하는 정책 조정관을 겸직하고 있다.

조선일보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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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나바로 국장이 지난 1월 말부터 미 행정부에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수조 달러의 비용이 필요하고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감염되거나 사망할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고 보도했다. 나바로 국장의 경고는 그가 서명한 메모로 기록됐다고 했다. 이는 백악관 내 코로나 감염증 관련 최고 수준의 경고라고 NYT는 진단했다.

나바로 국장은 지난 1월 29일 ‘중국 여행금지 조치’라는 제목의 메모에서 “미국 본토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병할 경우 미국인을 무방비 상태로 만들 것”이라며 “코로나가 전염병으로 유행하면 수백만 미국인의 삶을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가능성을 거론하며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5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숨질 수 있다”고 했다. 미 정부는 지난 1월 27일 중국 후베이성에 대해 자국민 여행을 금지했고 같은 달 30일 중국 전역에 여행 제한을 권고했다.

그는 한 달쯤 지난 2월 23일에 작성한 두 번째 메모에선 “코로나는 미국인 1억명을 감염시킬 수 있으며 120만명이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수백만 달러의 경제적 피해와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위기에서 의료진을 위해 보건 장비를 구입하기 위한 예산을 모아야 한다”며 “4~6개월 동안 적어도 마스크 10억개가 필요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코로나 감염증 사태에 대응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면적인 대책을 마련하기에 앞서 2개월 전부터 백악관 내부에서 강한 경고음이 나왔던 것이다.

NYT는 나바로 국장의 메모가 국가안보회의(NSC) 등 미 정부 여러 관료에게 전달됐다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 메모를 읽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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