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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불난 집에서 동생 살리려다’ 울산서 아파트 불···고교생·초등생 형제의 안타까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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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울산의 한 아파트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에 불이 나 집안에 있던 어린이와 청소년 등 형제 2명이 숨졌다.

이날 오전 4시6분쯤 울산시 동구 전하동 소재 15층 짜리 아파트의 13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방안에서 잠을 자던 ㄱ군(9·초등3년)이 숨졌고, ㄱ군의 형(17·고교2년)은 불을 피해 아파트 베란다에 매달렸다가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ㄱ군과 ㄱ군의 형·친구 등 3명은 개학이 미뤄지면서 전날밤부터 집에 머물며 함께 놀았다. 이어 ㄱ군이 먼저 방안으로 들어가 잠을 잤고, ㄱ군의 형과 친구는 이날 새벽쯤 배가 고파 라면을 끓여 먹었다. 당시 ㄱ군의 부모는 맞벌이를 위해 일찍 집을 나가고 없었다.

경향신문

8일 오전 불이 나 시커멓게 타버린 아파트 내부 │울산소방본부 제공


이후 ㄱ군의 형은 집안 환기를 위해 아파트 앞뒤쪽 베란다와 창문을 열었고, 음식냄새를 없애려고 식탁 위에 촛불을 켜놓았다. 이어 ㄱ군의 형과 친구는 음료수 등을 사려고 인근 편의점으로 갔다가 돌아와보니 집안에 불꽃과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ㄱ군의 형은 “동생을 데리고 나와야 한다”며 급히 뛰쳐올라가 집안에 있던 동생을 데리고 밖으로 나오려고 했지만 출입문 쪽의 불길때문에 탈출하지는 못했다. 결국 ㄱ군은 거실에서 쓰러졌고, ㄱ군의 형은 베란다쪽으로 대피했지만 화염이 더욱 거세지면서 베란다 바깥쪽에 매달려 있다가 아래로 추락했다.

불이 난 아파트 내부의 TV는 거의 녹아내렸고, 가구들와 벽체는 모두 불에 타고 거을렸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구체적인 화재원인과 피해규모를 조사중이다.

한편 이날 화재로 다량의 연기와 불꽃이 주변으로 퍼지면서 같은 아파트 주민 8명이 연기를 마시고 병원으로 옮겨졌고, 또다른 주민 100여명이 한때 긴급대피했다. 소방당국은 화재발생 30여분만인 이날 오전 4시38분 불을 진화하고, 연기를 빼내는 배연작업을 벌였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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