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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코로나 감염' 항공사, 6개월 못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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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일 관계 악화 등에 모든 항공사 적자 아시아나·에어부산·이스타, 계속기업 불확실성 올해 코로나까지 덮쳐…"6월안에 자금난 한계" [비즈니스워치] 안준형 기자 why@bizwatch.co.kr

지난해 국내 항공사 9곳은 모두 손실을 냈다. 대한항공 등 9개 항공사의 당기순손실은 총 1조6524억원에 이른다. 유동성 위기를 알리는 경고등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고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 등에는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의문이 제기됐다.

중요한 것은 작년 실적에는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 관계 악화 등 영향으로만 항공사의 체력은 바닥났다. 올 1분기부터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면 체력이 부실해진 항공사의 생사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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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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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모두 적자…이스타·에어서울, 완전자본잠식

지난해 국내 항공사의 별도 기준 당기순손실은 아시아나항공 7629억원, 대한항공 5687억원, 이스타항공 909억원, 에어부산 729억원, 진에어 567억원, 티웨이항공 432억원, 제주항공 362억원, 플라이강원 149억원, 에어서울 91억원 등이다. 지난해 한일 관계 악화로 주요 수익 노선인 일본 길이 막히고 항공업계 과당 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다.

당기순손실이 결손금으로 쌓이면서 자본잠식에 빠진 곳도 있다. 이스타항공은 결손금(1175억원)이 자본금(486억원)을 모두 갉아먹으면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32억원이 됐다. 완전 자본잠식이다. 에어서울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9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항공사에 대해 재무개선 명령을 내리고 이후 3년간 개선되지 않으면 면허를 취소하고 있다.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이 국토부로부터 '1차 경고'를 받은 셈이다.

나머지 항공사들은 자본잠식 상태는 아니지만 부채비율이 위험한 수준이다. 작년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아시아나항공 1795%, 대한항공 813.9%, 에어부산 811.8%, 제주항공 352.7%, 티웨이항공 327.7%, 진에어 267.4% 등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말 코스피 상장사 684개의 별도기준 평균 부채비율은 67.61%다. 항공기를 리스하는 항공업계가 다른 산업군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800%가 넘는 부채비율은 명확한 부실의 징후다. 특히 1800%에 육박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코스피 상장사 중에 가장 높다. 국내 코스피 상장사 중에 재무 건전성이 가장 나쁘다는 얘기다.

부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유동비율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유동비율은 1년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과 갚아야할 빚(유동부채)을 비교한 것이다. 100% 아래로 떨어지면 유동성이 나빠졌다는 뜻이다. 이스타항공(29.4%), 아시아나항공(32.5%), 에어부산(41.4%), 대한항공(43%) 등은 유동비율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당기순손실 누적과 유동비율 악화 등으로 감사인으로부터 1차 경고를 받은 곳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감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작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도 계속기업으로의 불확실성 존재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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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최악 3월…1분기 대규모 적자 예고

올 1분기 실적 전망은 더 어둡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2월부터 항공 수요가 급감해서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8개 항공사(플라이강원 제외)의 여객수(국내선·국제선)는 1903만5199명으로 전년동기대비 38.4%(1185만6027명) 감소했다. 특히 지난 3월 여객 감소율은 74.7%로 사상 최악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국제선 노선은 사실상 셧다운 상태지만 항공사 특성상 고정비는 매월 지출되면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증권사는 올 1분기 항공사들이 대규모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항공 -2350억원, 제주항공 –630억원, 진에어 –443억원 등이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매월 저비용항공사(LCC)는 400억~500억원, 대형항공사(FSC)는 2000억원에 달하는 현금 소진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시황이 지속된다면 업체별로 자금난은 2~6개월 안에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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