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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이탈리아 5월초 이동제한 해제 검토…봉쇄 완화 시나리오 구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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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해법론 부상…부활절 후 생산활동부터 제한적 재개 유력

연합뉴스

이탈리아 나폴리에 도착하는 코로나19 조립식 병원
(나폴리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수용을 위해 조립식 병원 설비를 적재한 트럭 행렬이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도시 나폴리의 오세페달레 델 마레 종합병원에 도착하고 있다. 언론들은 봉쇄령 탓에 자택에 머물고 있는 현지 주민들이 트럭들을 맞이하며 환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jsmoon@yna.co.kr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확연히 둔화하는 추이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봉쇄령의 단계적 해제 시점을 구체화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세페 콘테 총리는 7일 내각 장관들 및 기술과학계 전문가들과 회의를 하고 봉쇄령의 점진적 완화, 이른바 '2차 대응' 개시 시점을 논의했다.

회의에선 현재의 봉쇄령 시한이 만료되는 이틀 뒤인 15일부터 일부 생산 활동을 제한적으로 우선 재개하도록 하고 전국 이동제한령은 내달 4일 이후 완화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2단계 해법이다.

콘테 총리는 이 자리에서 "국민의 건강 보호가 여전히 최우선 고려 요소지만 국가의 엔진을 너무 오래 꺼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다만, 바이러스 확산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신중한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봉쇄령 완화의 조건으로 사회적 안전거리 유지, 마스크 등 개인 보호 장비 착용 의무화, 광범위한 바이러스 검사 시행, 충분한 의료시설 확보 등도 제안됐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초부터 전국 이동제한령과 비필수 업소·사업장 폐쇄 등의 봉쇄 조처를 단계적으로 시행했다. 이러한 봉쇄 조처의 시한은 일단 이달 13일까지로 돼 있다.

연합뉴스

밀라노 대성당 앞 코로나19 순찰하는 이탈리아 군인
(밀라노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령이 발동 중인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5일(현지시간) 군인들이 대성당(두오모) 앞 광장을 순찰하고 있다. ymarshal@yna.co.kr



콘테 총리는 산업계와 노동계 등과도 봉쇄 완화 관련 논의를 한 뒤 오는 10일이나 11일 예정된 내각회의에서 완화 시점을 담은 새로운 행정명령을 발표할지, 전체 봉쇄 조처를 2∼3주 추가 연장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 차원에서 봉쇄령 해제의 구체적인 시점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에서는 산업계를 중심으로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는 봉쇄령을 장기적으로 끌고 가긴 어려운 만큼 점진적인 출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돼왔다.

이러한 주장은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 증가 추이가 하향 안정화 단계로 들어섰다는 징후가 뚜렷해지면서 힘을 얻었다.

6일 집계된 하루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3천39명으로 지난달 13일 이래 25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한창일 때 4천∼6천명대에 이르던 신규 확진자 규모가 최고 수준의 절반으로 축소된 것이다.

국립 고등보건연구소(ISS)의 조반니 레차 감염병국장은 "신규 확진자 증가 추이가 정체 또는 안정 단계를 넘어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래프 곡선이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전체 확진자 수는 13만5천586명으로 미국, 스페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누적 사망자 규모는 1만7천127명으로 세계 최대다.

이탈리아는 지난 2월 21일 첫 지역 감염자가 확인된 이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며 유럽 내 바이러스 확산의 진원지로 인식돼왔다.

현재 유럽에서는 오스트리아와 덴마크, 노르웨이 등이 제한적인 봉쇄 조처 완화 계획을 발표했으며, 프랑스와 스페인, 체코, 벨기에 등도 이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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