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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연합시론] 통합당 후보 잇단 막말과 제명 사태…자성하고 재발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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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의 수도권 지역 출마 총선 후보들이 잇따라 막말 논란을 일으키고 당은 조기 진화 차원에서 재빠르게 제명에 나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투표일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제1야당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증유의 사건은 자못 충격적이다. 과거 선거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이례적인 일들이어서다. 최고 수준의 당 징계인 제명이 결정되었거나 결정될 두 후보는 서울 관악갑 김대호,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다. 지난 6일부터 세대 폄하 발언 논란을 일으키며 인터넷을 달군 김 후보는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명이 결정됐다. 김 후보는 30·40 세대 폄하 발언으로 한차례 파문을 일으킨 뒤 자중하지 못하고 노인층 비하로 비칠만한 언급을 또다시 함으로써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그는 제명조치로 총선후보직을 박탈당했다. 김종인 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이틀 연속된 말실수를 제명 사유로 들었지만, 더 큰 문제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후보자의 편향된 인식이 아닐까 싶다.

차 후보는 한 방송사 주최 토론회에서 한 '세월호 텐트' 관련 발언으로 제명 대상에 올랐다. 통합당으로선 이런 설상가상이 없다. 차 후보는 녹화된 토론회에서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가 말한 기사는 한 인터넷 언론의 보도를 일컫는 것이다. 차 후보의 무책임한 언론 인용과 망언급 발설 양태는 사실 놀랍지도 않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둔 작년 4월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그의 글은 아직도 몸서리 날 정도로 생생하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세월호 유가족들. 가족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쳐먹는다"고 쓴 바 있다. 그 때 이 주장을 접한 많은 이들은 눈을 의심했지만, 그의 비뚤어진 세월호 인식은 이번 논란으로 더욱 분명해졌다.

문제는 이런 후보들이 당내 공천 심사 과정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총선의 본선 무대까지 진출했다는 점이다. 두 후보만 놓고 본다면 특히 차 후보 케이스가 공천 심사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애초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막말 후보자를 철저히 가려낸다고 했지만, 가장 악명높은 '세월호 막말'로 잘 알려진 차 후보는 버젓이 최종 후보로 선발됐다. 알려진 바로는 공관위 심사에서 그는 미미한 수준의 감점만 부과받고 '살아남아' 지역구 경선에서 승리함으로써 후보를 거머쥐었다고 한다. 공관위 등 당 공천 의사결정 주체들이 의지를 갖고 선별하려 했다면 높은 페널티 부과 등의 방법을 통해 그가 경선을 치르는 상황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에야 뒤늦게 후회해봐야 소용없는 과거사다. 당 지도부는 이제라도, 징계에 반발하는 후보들을 제어하고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들에게 정식 사과하는 것이 옳다. 아울러 후보들과 더불어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만이 유권자들에 대한 도리이며 실점을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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