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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두산 채권단, 고강도 자구방안 압박… 그룹, 알짜 계열사 솔루스 매각 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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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구체안 내놓을 듯 / “전 그룹차원 쇄신안 나올 것” 전망 / 솔루스 지분 51% 매각 대금으로 / 채권단 사재 출연 요구 수용 가능성 / 중공업 산하 인프라코어·밥캣 분리 / (주) 두산과 합병 방안도 흘러나와

세계일보

두산중공업이 국책은행에서 1조원 규모의 자금을 긴급 수혈받기로 한 이후 내놓을 자구안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책은행이 총수 일가와 그룹 차원의 철저한 고통분담 등을 전제로 지원을 내건 만큼 두산중공업을 넘어 전 그룹 차원의 고강도 쇄신안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두산그룹의 미래로 꼽히는 두산솔루스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8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조만간 자구안을 마련해 제출할 계획이다. 그룹 차원의 고강도 자구안이 예상되는 가운데 여러 시나리오 중 그룹 내 계열사인 두산솔루스의 지분 중 51%를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박·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등을 생산하는 두산솔루스는 두산그룹의 미래 성장사업을 이끌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지난해 두산솔루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30억원, 380억원이고 올해 2배 이상 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두산솔루스는 지주사인 ㈜두산(17%)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주요 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44%)들이 모두 지분 61%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두산 일가가 두산솔루스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으로 채권단의 사재 출연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매각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산그룹이 두산솔루스의 경영권까지는 넘기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말 그대로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에 경영권까지 넘긴다면 그룹의 성장동력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라며 “지분 일부만 매각하고 다른 자구안을 추가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퓨얼셀 매각설도 나온다. 두산퓨얼셀은 ㈜두산은 지난해 10월 분사한 연료전지 사업부문으로 솔루스와 함께 두산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여기다 오너 일가의 지분이 40%에 달해 사재출연 가능성과 더불어 자구안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과 합병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도 꾸준히 나온다. 채권단이 두산그룹의 강도 높은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로 이어지는 구조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의 재무리스크가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두산중공업을 분할 후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두산중공업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리한 뒤 두산인프라코어·밥캣 지분을 투자회사에 두고 투자회사를 ㈜두산과 합병하는 방안이다. 분할·합병은 두산중공업이 두산엔진을 매각할 때 사용했던 방법이기도 하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아직 자구안 내용에 대해서는 채권단과 협의가 이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따로 언급할 것은 없다”며 “조속한 시일 내 자구안을 마련해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주력 사업부문인 석탄화력발전 시장의 침체와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원전 수주 감소 등으로 실적이 악화했다. 2012년 4774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별도기준)은 지난해 877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여기다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4조9000억원 중 4조원이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온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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