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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사회적 거리두기 어기고 술집에…아내 행동 사과한 美 시장 [김동환의 월드줌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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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리노이주의 브란트 워커 얼턴시장, 사회적 거리두기 어기고 술집 간 아내 적발에 사과

세계일보

미국 일리노이주 매디슨 카운티의 브란트 워커 얼턴시장(사진)이 지난 5일 새벽, 사회적 거리두기 단속을 위해 술집에 들이닥친 경찰에 아내가 적발된 일을 사과했다. 그는 아내에게 어떠한 특별 대우도 하지 말아달라고 경찰에 당부했다. 사진은 앞서 시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한 브란트 시장의 모습. 얼턴시 페이스북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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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술집에 갔다 경찰 단속에 아내가 적발된 일을 사과했다. 그는 이번 일에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아내에게 어떠한 특별대우도 하지 말아달라고 경찰에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미국 NBC 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매디슨 카운티의 브란트 워커 얼턴시장은 지난 5일 새벽, 사회적 거리두기 단속을 위해 술집에 들이닥친 경찰에 아내가 적발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브란트 시장의 아내는 당시 얼턴 시내의 한 술집에서 모임을 갖던 중, 경찰단속에 걸렸다. 그는 자신이 시민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는, 정작 아내가 당국의 지침을 어겼다는 사실에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창피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란트 시장은 앞선 3일 발표한 성명에서 “24시간 일주일 내내 사회 안전을 위해 애쓰는 경찰관, 소방관 등 많은 이들에게 감사하다”며 “여러분의 집에 머무르기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이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의미임을 알아 달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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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한 거리에서 두 여성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자 멀리 떨어진 채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보스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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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란트 시장은 지난 6일 시 당국을 통해 사과문을 내고 “얼턴 시내 단속에 나선 경찰이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며 “그중에 제 아내가 포함되었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제 아내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어긴 다른 이들처럼 똑같이 대해달라고 경찰에 지시했다”며 “어떠한 특별한 대우(special treatment)도 받지 않을 것을 여러분께 확실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브란트 시장은 “제 아내는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판단력은 놀랄 만큼 매우 부족했다”며 “자신의 경솔했던(ill-advised) 선택에 대한 결과를 마주하게 됐다”고 고개 숙였다.

브란트 시장은 특히 “이번 사태가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과 관련,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 “저는 항상 시민들의 안전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당국 차원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 등 시장으로서 여러분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브란트 시장은 이어 “많은 분들께서 저와 함께 같이 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무작정 얼턴시의 미래를 낙관하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코로나19를 이겨내고 더 밝은 미래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란트 시장은 이 같은 내용의 사과문을 페이스북에도 게재했으며, 글을 본 누리꾼들은 “시장은 어떠한 대접도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것이 중요하다”며 “솔직하게 이번 사태를 다루는 시장에게 존경을 표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후 브란트 시장의 아내가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알려진 내용은 없다.

한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7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만2844명에 누적 확진자는 39만8185명으로 집계됐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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