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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사설]통합당의 잇단 막말, 이런 사람이 총선 후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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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저질이다.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가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건 아세요”라며 이런 말을 했다. 차마 옮기기 힘든 표현이다. 그가 언급한 기사는 한 인터넷 언론이 보도한 것이다.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제1야당의 후보가 아무 근거도, 확인도 없이 이런 황당한 얘기를 TV 후보토론회에서 버젓이 내뱉었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앞두고 있는 때다. 도저히 제정신이라고 볼 수 없다. 그는 지난해 4월엔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 먹고, 찜 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징하게 해 처먹는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통합당은 여론이 심상치 않자 8일 차 후보를 제명키로 했다. 제명이 확정되면 후보 자격이 박탈된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엔 ‘세대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대호 후보(서울 관악갑)를 제명했다. 그는 “3040은 무지” “나이 들면 다 장애인”이라고 특정 세대를 돌아가며 비하했다. 총선 선거운동 기간 중 막말을 이유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를 제명하기는 처음이다. 그것도 오전에 한 명, 오후에 한 명으로 하루에 두 명이다.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서둘러 비판여론을 잠재우려는 심산일 테지만 그렇게 끝날 일이 아니다. 차 후보 같은 사람에게 공천장을 준 것부터 그간 그가 내뱉었던 숱한 세월호 유족 모독 발언들에 대해 당이 면죄부를 준 거나 다름없다. 당 지도부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통합당의 막말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 유독 이 당에 막말과 설화가 줄을 잇는 건 무슨 말을 해도 아무 일 없다는 듯 무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에 출마한 민경욱 후보는 20대 국회 최악의 막말 정치인으로 지탄받았지만, 공천관리위원회의 거듭된 반대에도 결국 공천장을 손에 쥐었다. 막말 전력자를 공천에서 배제한다고 했으나 다 빈소리였다. 황교안 대표 등 당 지도부까지 걸핏하면 막말 퍼레이드에 가세하는 판이니 누가 누구를 나무랄 수 없는 분위기도 있을 것이다. 정치권의 언어는 공공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다른 어느 곳보다 품위를 갖추고 절제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저질들은 정치판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당이 못한다면 유권자가 가려내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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