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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여적]감염병 특화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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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중인 중증장애인 5명을 돌보는 유은희 간호사가 음압병상으로 올라 가기위해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있다.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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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2013년 만들고 미국 ABC방송과 일본 후지TV가 리메이크한 드라마가 있다. 똑같은 이름으로 히트한 <굿 닥터>이다. 주인공은 모두 자폐증을 앓으며 힘든 가정환경을 딛고 자란 천재 레지던트이다. 무대만 소아외과(한·일)와 종합병원(미국)으로 나뉠 뿐이다. 드라마엔 생명을 살려내는 의술, 피 말리는 임기응변, 의사들의 헌신·성장과 사랑, 진실되고 따스하게 환자·가족을 대하는 맘 씀씀이가 그려진다. 의사 앞에 ‘굿(Good)’을 붙이는 이유는 또 있다. 3국의 병원·의료보험 체계가 다르지만, 돈벌이보다 사람을 우선하고 병원 문턱이 낮은 점이다. 길어지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유독 흥미롭게 이어본 의학 드라마였다.

좋은 의료시스템은 공통점이 있다. 의료진 실력이 받쳐주고, 과잉진료가 없으며, 싸고 접근하기 편해야 한다. 친절이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나라마다 코로나19와 싸우며 절감하는 굿병원·굿닥터의 교범일 테다. 국내에서도 이 담론은 두 갈래로 전개되고 있다. 험지로 달려간 의료진 봉사는 이미 세계가 칭송하고 있다. 여기에 사람을 넘어서 커져가는 의제가 있다. 무서운 감염병을 겪으며 그 존재감을 곱씹는 공공병원이다. 비용·위험을 따지는 민간병원으론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힘이 부치고, 재난 대응의 허점도 목도한 까닭이다. 진주의료원이 문 닫은 서부경남에서 공공병원이 총선 이슈가 된 것도 사회안전망의 빈자리가 크다는 방증이다.

광주시가 8일 음압병상을 충분히 갖춘 광주의료원을 2024년까지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갓 출발한 공공의료지원단도 상주시키는 ‘감염병 특화병원’이다. 인천시는 영종도 인천공항 옆에 감염병 전문 종합병원을 짓겠다고 했고, 대전시는 대전의료원 예비타당성조사를 빨리 끝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광주·대전시는 처음 세우는 공공병원부터 감염병 컨트롤타워로 구상한 셈이다. 현재 국내 공공병원은 200개가 넘는다. 국립대·보건복지부·근로복지공단·국방부·국가보훈처·경찰청·지방정부에 속한 공공의료기관을 합친 숫자다. 다시 확인된 공공의료 장점은 살리고, 따로국밥처럼 운영한 시스템은 효율성을 높일 때가 됐다. 코로나19가 크게 바꿀 세상, 공공병원도 더 협업하고 촘촘해져야 한다.

이기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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