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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코로나19’ 확산 비상]“우한 나가자” 도로·공항 사람들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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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일 만에 봉쇄 해제



경향신문

떠나는 파견 의료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봉쇄가 풀린 8일 톈허 공항에서 파견을 끝내고 돌아가는 지린성 의료진과 우한 의료진이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우한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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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고속도로·공항 개방

최소 6만5000명 타지로 이동

무증상 환자 등 증가 우려에

당국 “방역 해제 아냐” 조심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대한 중국 정부의 봉쇄 조치가 8일 풀렸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월23일 인구 1100만의 도시에 대해 사상 초유의 봉쇄를 단행한 지 무려 76일 만이다. 그러나 무증상 환자들이 하루 수십명씩 늘어나고 해외 유입 환자도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발원지에 대한 섣부른 봉쇄 해제가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펑파이, 신경보 등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우한과 타 도시를 잇는 고속도로 요금소, 기차역, 공항은 전날부터 우한을 떠나려는 인파로 붐볐다. 7일 낮부터 우한 한커우(漢口)역 앞은 승객들이 짐을 들고 대기했다. 당일 오전에는 이미 대기줄이 역 밖 도로변까지 길게 이어졌고, 안전거리(1.5m) 유지가 힘들 정도로 북적였다. 이날 총 276편의 열차가 우한에서 상하이, 선전, 청두, 푸저우, 난닝 등 각지로 승객들을 실어날랐다.

우한시에서 타 지역으로 나가는 이동을 막았던 75개 통제소도 0시를 기해 철거됐다. 징강아오 고속도로의 우한서(西) 요금소는 30분 만에 618대의 차량이 빠져나갔다. 우한 톈허(天河)공항도 오전 7시25분 중국 동방항공 싼야행을 시작으로 268편의 항공편이 운항됐다. 이날 하루 우한을 떠나 중국 각지로 향하는 사람 수는 최소 6만5000명에 달했다. 이들은 대부분 타지에 직장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교통편은 차질 없이 운행됐지만 긴장감이 흘렀다. 항공기와 철도 승무원은 보호안경, 마스크, 장갑을 착용하고 승객을 맞았다. 감염 위험 때문에 알코올 소독제를 가지고 나온 승객이 많았다. 그러나 기차와 항공기에 탑승할 때 소지할 수 없어 버려진 소독제가 도시 곳곳에 배치된 쓰레기통에 쌓였다.

중국 정부는 우한 봉쇄 해제가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무증상 환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해외 유입 환자도 증가하고 있어, 진원지인 우한 봉쇄 해제가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의 여러 지역들은 우한에서 온 사람들의 감염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로 했다. 베이징, 저장성, 광둥성 등 여러 지역이 이날부터 우한에서 오는 사람 전원을 상대로 검사를 시행했다고 중국 매체들이 전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후베이성 코로나19 방역지휘부는 7일 밤 공지를 내고 “외출을 최대한 줄이고 꼭 필요하지 않다면 집 밖으로, 도시 밖으로, 성(省) 밖으로 나가지 말라. 봉쇄 해제가 방역 해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후베이성 당국은 우한시의 각 주택 단지에 신분증 확인, 출입자 기록, 체온 측정, 마스크 착용 등 관리와 통제를 한층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방역 체계도 1급을 유지했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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