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일주일 앞 비상… 황교안, 대국민 사과ㆍ김종인, 오늘 사과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선 D-7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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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자원봉사자에 대해 입에 담기 어려운 막말을 쏟아낸 차명진 경기 부천병 국회의원 후보를 전격 제명하기로 8일 결정했다. 김대호 서울 관악갑 후보가 장애인과 세대 비하 발언으로 제명돼 후보직을 박탈당한 지 불과 6시간만이다. 위기감을 느낀 황교안 당대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차 후보는 지난 6일 녹화된 부천병 4ㆍ15 총선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광화문 텐트에서 자원봉사자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내용의 인터넷 매체 보도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토론 상대인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국민 성금을 모아서 만든 그 곳에서, 있지 못할 일이 있었던 것 알고 있느냐”고 따지며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나는)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토론회는 편집 없이 8일 그대로 전파를 탔다.
통합당은 차 후보의 발언이 알려지자 지체 없이 제명을 결정했다. 충남 지역 선거유세 중이었던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현장에서 보고를 받고 곧바로 “공직 후보자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이라며 제명 조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후보는 지난해에도 세월호 유가족 폄하 발언으로 3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문제적 인물’이다. 그는 당시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쳐 먹고, 찜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징하게 해 처먹는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분을 샀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 공천을 앞두고 ‘막말 파문을 일으킨 인사는 공천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럼에도 차 후보는 경선 참여 기회를 얻었고, 결국 승리해 지난달 16일 공천을 받았다. 통합당이 위기를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얘기다.
총선을 단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 터져 나온 충격적인 막말로 통합당엔 초비상이 걸렸다. 사실 여부를 떠나 국민적 아픔인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을 모독한 것 자체로 지지층 이탈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가 차 후보의 발언 진위를 따져보지도 않고 곧장 제명이란 초강수를 둔 것도 이런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
당장 이틀 뒤(10일)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만큼 잇단 수위를 넘은 거친 언행들이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선거 성패를 좌우할 수도권ㆍ중도층 공략에 심각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황 대표는 이날 유튜브 방송을 통해 “차 후보의 발언은 어떤 설명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매우 부적절하고 그릇된 인식”이라며 “마음의 고통을 느끼셨을 당사자들께 깊이 사과 드린다”고 당을 대표해 사과했다. 김종인 위원장도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할 예정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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