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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코로나 지원 제안에도 시큰둥한 北…"자력극복 치적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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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당국 지휘 아래 전방위적 방역활동 전개…주민 교육 강화

전문가 "北, 코로나 사태 김정은 리더십 선전에 활용할 것"

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정치사업을 실속 있게 짜고들어 대중을 생산적 앙양에로 불러 일으키고 있다"면서 평양 자동화기구 공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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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1월24일)한지 두 달여가 지난 가운데 내부 조치는 신속히 시행한 반면 외부의 방역협력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자력갱생을 통해 현 국면을 정면돌파하려는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방역 업적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선전에 활용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1월 9일 중국 우한시 당국이 코로나19 첫 확진자와 사망자 발생을 발표한 직후부터 이번 사태가 위중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중앙인민보건지도위원회의 지휘 아래 전방위적인 방역활동을 전개해왔다.

1월22일에는 중국과 국경을 접한 14개 국가 중 가장 먼저 국경을 폐쇄했다. 2003년 중국에서 사스(SARS)가 발생한 이후 수개월 간 사태를 관망한 것과, 2014년 에볼라 사태 때 유럽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지 17일 만에 국경을 차단한 것에 비하면 신속히 이뤄진 후속조치였다.

이어 1월28일에는 신의주-단동 세관을 폐쇄했고 이틀 뒤 30일에는 남북연락사무소 가동 중단을 통보했다. 31일에는 북중 철도운행과 항공편을 중단하는 등 추가적 외부 차단 조치도 신속하게 이뤄졌다.

특히 북한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주민들에게 해외 동향을 과거보다 자세히 전달하고 위생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의 '북한의 코로나19 대응:특징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에볼라 사태 때 국가비상방역체계 전환 이후 1개월 간 보도 건수는 총 20건, 메르스 사태 때에는 7건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보도는 76건에 달했다.

이번에는 과거 개인위생 방법과 관련한 보도의 내용에서 벗어나 국가방역 활동 동참 촉구와 경각심 유지 필요성 강조 등 다양한 내용들을 보도했다는 게 전략연의 분석이다.

이에 반해 북한은 한국과 미국 등이 제안한 외부의 방역협력에는 소극적인 태도로 '거리두기'를 지속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경축사를 통해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며 남북 간 방역협력을 제안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논의는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김 위원장의 군사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또한 미국 국무부는 그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북한에 인도적 지원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해왔다. 지난 달 22일에는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방역협력 제안' 친서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 형식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우리는 여전히 지금 이 순간도 미국이 열정적으로 '제공'해주는 악착한 환경 속에서 스스로 발전하고 자기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미국의 태도를 비꼬았고 이후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의료용품 등 지원 물자 반입에도 소극적이다. 8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북한 내 결핵 환자 치료 활동을 해 온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최근 북한에 구호 물자를 실은 화물을 보냈지만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로 물품들은 여전히 중국 항구에 대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열악한 보건위생 환경을 감안할 때 미국이나 남한의 지원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자력갱생'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상황 발생 1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김 위원장이 방역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온다.

당국의 강력한 통제를 통해 북한 내 피해를 최소화했을 때 이를 자신의 치적으로 충분히 내세울 수 있을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계산이 섰을 것 이라는 해석이다.

김호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대외적으로 자신들의 우월성을 과시함으로써 전략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만들어 나가려는 의도가 있다"며 "당분간 국가역량을 총동원해 자력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은 "대외적으로는 내부 확진자가 없음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외부의 지원 제안에 대한 소극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 진정 여부를 고려해 적정 시점에 상황 종료를 선언하고 코로나19 방역 업적을 김정은 리더십 선전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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