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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서울 노원구, 코로나19 ‘시작과 끝’ 기록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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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노원 면마스크 의병단’이 취약계층에게 전달할 면마스크를 제작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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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가 ‘코로나19 백서’를 제작한다. 그간의 과정을 분석해 향후 비슷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백서 발간이 추진된다.

노원구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즈음부터 약 2개월에 걸쳐 코로나19 대응 백서 ‘기록과 반성’(가칭)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백서는 코로나19 발생 후 노원구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설치된 1월24일부터 사태 종료 때까지 활동을 시간대별 대응일지 형태로 정리한다. 코로나19 개요부터 시작해 분야별 협력체계, 자가격리반과 역학조사팀 활동, 현장 종사자 후기 등을 담는다. 임대료를 인하한 ‘착한 건물주’ 등 각계각층의 미담 사례까지 종합해 총체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노원구 관계자는 “단순히 감염병 대처 과정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헌신, 아쉬움 등 그간의 활동을 ‘연대와 협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원구만의 차별화된 코로나19 대응 전략도 백서에 녹인다. 마스크 품귀 현상이 극에 달하자 노원구는 전국 지자체에서 처음으로 모든 주민에게 1인당 2장의 마스크를 배부했다. 전국을 다니며 마스크 110만장을 사 모아 통반장이 각 가구를 방문해 전달한 것이다.

‘노원 면마스크 의병단’도 이목을 끌었다. 전직 재봉사부터 구두 수선공, 세탁소 운영자 등 기술자와 청소라도 하겠다는 주부와 대학생, 장애인 등 600여명이 뜻을 모았다. 이들은 모두 3만5000장의 면마스크를 제작해 취약계층에게 나눠줬다. 의병단은 AP통신, 중국중앙방송(CCTV) 등 외신에도 소개됐다. 또 의병단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면마스크를 전했고, 김정숙 여사는 화답으로 감사 편지와 함께 선물로 생강청을 보내주기도 했다.

이 밖에 백서는 재난안전문자 ‘90자→1000자로 확대’, 서울시 최초 중국인 유학생 임시거주시설 마련, 해외 입국자 가족을 위한 안심숙소 운영, 주민들의 기부 행렬 등 민·관 협력체계도 조명한다.

백서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제도적 한계점도 짚는다. 확진자 수가 급증했지만 자치구에 역학조사 권한이 없어 동선 공개가 지체되는 일이 빈번했다. 노원구는 자체 동선조사팀을 꾸려 이동경로를 파악했으나, 역학조사관과 달리 휴대폰 위치추적이나 카드 사용내역 확인 등의 권한이 없어 효율성이 떨어졌다. 이에 백서를 통해 제도 개선을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확진자 동선 공개 범위도 자치구마다 달라 이것도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승록 구청장은 “국가든 지자체든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면 큰 자산이 되고, 나중에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면서 “이번 백서가 실질적인 매뉴얼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꼼꼼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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