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각 학교 수업 진행 여부·서비스 유형 등 제대로 파악 못 해
강원도교육청 |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 9일 강원도 내 곳곳에서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도교육청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못 해 학생들이 불편이 겪었다.
도내 163개 중학교 3학년생 1만2천358명과 116개 고교 3학년생 1만3천433명, 8개 특수학교 중 3학년생 56명, 고 3학년생 82명 등 도내 학생 2만5천929명이 이날 온라인 개학을 했다.
오전부터 많은 학생이 온라인 수업을 듣기 위해 스마트 기기를 켰지만, 서버 지연 접속 등 이유로 초반 강의를 제대로 듣지 못했다.
특히 EBS 온라인 클래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이 같은 불편을 겪었으나 도교육청은 오후가 되도록 각 학교의 수업 진행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EBS 온라인클래스 접속지연 안내문 |
그러나 이는 예견된 결과다.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을 발표한 지난달 31일부터 지금까지 도교육청은 각 학교가 EBS 온라인 클래스를 이용하는지, 민간업체 프로그램인 클래스123과 구글 클래스룸 등을 활용하는지 전혀 집계하지 않고 있었다.
다른 지역 교육청의 경우 60%가량의 학교가 EBS 온라인 클래스를 활용하고 나머지는 구글 클래스룸 등을 활용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서버 폭주가 일어났지만 각 학교 수업 장애 여부 등을 전혀 조사하지 않고 있다가 교육부가 오후 4시까지 일선 학교의 온라인 수업 진행 여부를 확인하라는 지시에 뒤늦게 부랴부랴 집계에 나섰다.
중 3학년 딸을 둔 학부모 A씨는 "아침에 아이를 깨우고 출근하면서 불안감이 있었는데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답답하다"며 "오늘은 적응 기간이라 4교시까지만 운영하는데 빨리 개선책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개학 (PG) |
이러한 교육 행정은 개학 전부터 예견됐다.
지난달 말 도교육청은 온라인 수업을 위한 스마트 기기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정확한 부족분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일부 학교의 경우 자체 제작한 수업 콘텐츠를 EBS 온라인 클래스에 올리려 했지만 동시 접속자가 몰리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학생들은 미리 짜놓은 시간표대로 수강 신청을 하려 했지만, 수업 콘텐츠가 늦게 올라와 신청에 애를 먹었다.
도교육청은 이러한 어려움을 정확히 파악하거나 집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한 국어 교사는 "물론 다들 처음 진행하는 온라인 개학이라 어려움을 예상했지만, 문제가 나왔을 때 도교육청이 제때 학교 현장으로 대응 방향을 보내지 않아 혼란이 커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지적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각 학교의 EBS, 구글 등 프로그램 이용 통계 수집은 아직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일선 현장 상황 파악을 위해 많은 직원이 힘쓰고 있다"고 답했다.
도교육청은 여러 학교를 모니터링한 결과 걱정했던 것보다 온라인 개학이 안정적으로 운영됐고, 아이들 출석 상황이나 반응도 좋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강원지역 교육 정책을 책임지는 도교육청의 엇박자 행정이 이어진다면 온라인 개학을 이어갈 도내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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