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단독 입수한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9일 오전 11시8분 서울 광진구 자양3동의 한 골목길을 오 후보가 유세 차량을 타고 지나갔다. 골목의 양쪽으로는 3∼4층의 빌라가 줄지어 있었다.
흰색 바탕에 분홍색으로 ‘오세훈’이라 쓰인 점퍼를 입은 오 후보는 확성기를 들고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기호 2번 오세훈 입니다”라고 말했다. 영상에 따르면 당시 오 후보가 소리를 지르거나, 구호를 외치지는 않았다. 선거 유세 음악도 따로 틀지 않은 상황이었다.
흉기를 들고 따라가는 피의자 |
1분뒤. 차량은 300m가량 직진해 갔고, 그 뒷편에서 부스스한 머리를 한 등산복 차림의 남성이 오른손에 40∼50㎝ 길이의 식칼을 들고 나타났다. 칼을 숨기지 않고 누구나 볼 수 있게 드러낸채였다. 검정 운동화를 신은 이 남성은 빠른 걸음으로 차량을 뒤쫓았다.
이 남성의 피습 시도는 유세장 주변을 살피던 경찰 정보관 3명이 뒤에서 달려들어 제압하며 미수에 그쳤다.
차량 유세 중인 오세훈 후보에게 흉기를 들고 접근하다가 경찰에게 제압 당한 괴한 모습/오세훈 후보 캠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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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경찰서는 이 남성 A(51)에게 특수협박미수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며, 공직선거법 적용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야간 근무를 하고 귀가해 자는데, 유세 확성기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홧김에 달려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스스로 정신병력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후보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불미스런 상황이 생겼지만 현장 조치가 잘돼 선거운동을 바로 재개했다”고 했다.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오 후보가 직접적 위협을 당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캠프 관계자들이 많이 놀랐다”고 했다.
[허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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