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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부산서 맨홀작업 중국인 근로자 3명 유독가스 질식 숨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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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9일 오후 3시20분쯤 부산 사하구에 있는 하남중학교 앞 하수도 맨홀에서 작업을 하던 중국인 근로자 3명이 유독가스를 흡입하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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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9일 오후 3시20분쯤 부산 사하구 하남중학교 앞 하수도 맨홀 안에서 작업을 하던 중국인 근로자 3명이 유독가스에 중독돼 숨졌다.

중국인 근로자 A씨(59), B씨(62), C씨(52)는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돼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당시 현장에는 작업자 5명이 하수관로 신설작업을 하고 있었다.

근로자 A씨가 먼저 작업을 위해 들어갔다 나오지 않자 B씨와 C씨가 맨홀 안으로 들어갔고 3명 모두 인기척이 없자 나머지 작업자 2명이 119와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대원이 맨홀을 따라 20m 안으로 진입하자 C씨가 쓰러져 있었고 이곳에서 5m가량 더 들어가자 B씨가 발견됐다. B씨 앞에는 A씨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소방당국은 B씨 옆에 로프가 떨어져 있었던 점으로 미뤄 B씨가 A씨를 구하려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보고있다.

소방당국이 가스측정기로 확인한 결과, 유독가스 성분은 황화수소,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측정된 일산화탄소 값은 가스측정기가 확인할 수 있는 최대치인 999ppm으로 기록됐다.

사하소방서 관계자는 "처음에 맨홀 안으로 진입하기 전부터 999ppm이 측정됐고 안으로 들어가 구조자들을 발견할 때까지도 수치는 계속됐다"며 "손전등과 안전로프는 사고 지점에서 발견됐지만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황화수소는 정상수치였지만 일산화탄소는 급격히 올라갔다"며 "고용노동부은 1일 8시간 근로기준 일산화탄소 평균농도값이 80ppm이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999ppm 이상 측정된 것으로 보아 인체에 치명적인 수치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일산화탄소는 800ppm 고농도에 사람이 45분동안 노출되면 두통과 구토증세를 느끼고 2시간 이내에 실신한다.

1600ppm 이상일 경우 5~10분 이내에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다 30분 뒤에 사망하고 6400ppm 이상 고농도에 노출될 경우 사람은 2~5분 이내에 두통을 겪다 15분 뒤 사망할 수 있다. 고농도 황화수소도 사람의 중추신경을 마비시키고 호흡정지를 일으키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한다.

사고가 난 하수도 맨홀 관로는 지름 80cm, 전체 길이 40m로 측정됐다.

해당 하수관로 신설은 부산시가 발주했고 경기도에 본점을 둔 한 건설업체가 시공을 맡아 진행했다. 이 업체는 부산의 또다른 건설업체에 하청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땅을 파고 하수관로를 하나씩 설치하는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아 현장 진입이 어렵고 어디서 누출됐는지 확인을 못하고 있다"며 "안전장비를 제대로 착용하고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시공업체를 상대로 안전수칙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choah45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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