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병 현장르포
조국 장관 시기 법무검찰개혁위원, "劍개혁 이룰 것"
상대 후보 겨냥 "정치 이익만을 좇는 구태 정치인"
4·15 총선 경기 남양주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44) 후보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이다. 김 후보는 세월호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 등에 변호인으로 참여해 이름을 알렸다. 김 후보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으로 있을 때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김 후보가 공천을 받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조국 대리전이 성사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지역 현역 재선 의원인 미래통합당 주광덕 후보가 지난해 이른바 ‘조국 사태’ 때 조 전 장관 가족 입시 비리 등을 폭로하는 등 ‘조국 저격수’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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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경기 남양주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후보가 9일 오전 남양주시 다산동에서 상인과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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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도농역에서 만난 김 후보는 자신의 이름이 쓰인 파란색 점퍼에 청바지, 검정 운동화 차림이었다. 김 후보는 출근길 시민들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이거나 손을 흔들며 “젊어서 좋다, 폭풍성장 남양주 기호 1번 김용민입니다”를 외쳤다. 김 후보는 눈이 살짝 충혈된 듯 보였지만 “(선거일까지) 며칠 안 남았으니,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지역 판세는 초박빙이다. 경인일보·알앤써치가 지난달 15~16일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이 지역 거주 성인 517명 대상, 95% 신뢰 수준에서 ±4.3%포인트), 김 후보가 41.5%, 주 후보가 41.1%였다. 김 후보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나면 저를 좋아해주시는 게 느껴진다. 점점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이 체감되고 있다”며 “제가 압도적인 승리를 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실제 (압도적 승리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 지역 선거가 ‘조국 대리전’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야당에서 만든 프레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제가 조 전 장관에 대해 뭔가를 표방했거나, 당선되고 나서 조 전 장관을 위해 뭔가를 하겠다고 해야 대리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게 아닌가”라며 “저는 (조 전 장관과의 인연이) 조 전 장관에게 (법무·검찰개혁위원) 위촉장을 받은 게 전부”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상대 후보 측이 조국 대리전 프레임을 통해 ‘젊은이들이 분노한다’ 같은 것을 끌어내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잘못된 프레임”이라며 “저의 정치는 조국과 전혀 상관이 없다. 주 후보는 친박(親朴)으로서 특정인을 위해 정치를 했던 사람이지만, 저는 특정 개인을 위해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조국 사태’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재판 중이기 때문에 재판 결과를 봐야 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저는 검찰개혁의 최전선에 있던 사람이고, 주 후보는 반개혁의 최전선에 있던 사람”이라며 “이번 총선은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돼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주 후보에 대해 “시민들을 만나보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 ‘주광덕 좀 안 보게 해 달라’는 것”이라며 “주 후보는 지난 4년 간 지역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자기 이익만 챙기려고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많은 지역 주민들이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김 후보는 주 후보가 조 전 장관 딸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일부를 공개하며 폭로전에 앞장섰던 것에 대해 “정의가 아닌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며 “주 후보는 조 전 장관뿐만 아니라 안경환 전 법무장관 후보자의 아들도 성범죄자로 몰았다. 남의 자식에 대해선 이렇게 비정하고 가혹한 사람”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주 후보는 있어서는 안 될, 이제는 사라져야 할 정치인”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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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경기 남양주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후보가 9일 오전 남양주시 다산동에서 아이와 함께 길을 지나고 있는 시민에게 명함을 건네고 있다. /박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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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국회에 입성하면 검찰 개혁과 정치 개혁, 남양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 문제 등 검찰 개혁이 제대로 되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남아있다”며 “국회에 입성해 검찰 개혁을 완수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친문(親文)을 내세운 비례정당 열린민주당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부부가 공수처 수사 대상 1호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지금 1호 수사 대상을 거론하는 것은 너무 정치 논리가 개입되는 것 같다”며 “일단 제대로 공수처를 출범시키는 게 우선돼야 한다”라고 했다. 김 후보는 정치 개혁과 관련해선 “각 당의 위성정당을 탄생시켜 민의를 왜곡하는 선거법을 고쳐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또 “힘 있는 여당 의원으로서 소외없는 남양주의 균형 발전을 이룰 자신이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지역 최대 현안인 교통 문제 해결을 핵심 공약으로 꼽았다. 김 후보는 지하철 5·6·8·9호선 연장 및 연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B노선 덕소행 지선 추진, GTX-D노선 신설 및 외부연장, KTX 덕소역 정차 추진 등을 공약했다.
김 후보가 다산동에서 유세를 할 때 한 시민이 김 후보 이름을 외치며 박수쳤다. 김 후보의 ‘페이스북 친구’라는 안모(46)씨는 “주 후보는 현역 의원이면서 지역구 관리를 하나도 안 하고 남의 뒤만 캐고 다녀 젊은 사람들이 반감이 크다”고 했다. 이곳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영렬(57)씨는 김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로 “이번 총선은 촛불 혁명을 완수하는 총선이 돼야 한다”며 “이 나라가 올바로 가고 서민과 중산층이 잘사는 나라를 건설하려면 민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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