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둔 지난달 15일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옆 수영강에서 카약 동호인들이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와 공동으로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부산시선관위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가 10일, 11일 이틀 동안 오전 6시~오후 6시까지 실시됩니다.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 행사를 위해 투표 하러 가기 전, 꼭 알아둬야 할 사항이 있는데요. 사퇴, 사망 혹은 제명에 해당하는 등록 무효 등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투표 용지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투표용지 1장,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투표용지 1장 등 총 2장의 투표 용지를 받게 됩니다. 특히 비례대표 선거에 무려 35개 정당이 뛰어들면서 비례대표 투표 용지 길이가 48cm로 역대 최장이라는 소식도 전해지는데요. 후보자 신상에 문제가 생기면 투표 용지에는 이 정보가 반영이 되는 걸까요.
◇사전 투표 전 제명되면 사전 투표 용지에 ‘등록 무효’로 표기
사전 투표 전 특정 후보자에게 사퇴, 사망, 등록 무효 등 문제가 생기는 경우, 기표란에 해당 후보에 대한 사퇴, 사망, 등록 무효 등 정보가 표기돼 인쇄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튜브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후보자 신상에 사퇴나 사망, 등록 무효 등 문제가 생긴 시기에 투표 용지가 인쇄 됐는지 여부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 용지 인쇄 전 특정 후보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기표란에 해당 후보에 대한 사퇴나 사망, 등록 무효 등 정보가 그대로 적힙니다.
하지만 투표 용지 인쇄가 끝난 뒤 일이 생긴 경우에는 투표 용지에 아무런 표기를 할 수 없습니다. 투표 용지 자체만 봐서는 어떤 변화도 알 수 없는 것이죠. 이때는 그나마 혼선을 막기 위해 해당 투표소에 관련 안내문을 유권자 눈에 띄는 곳에 벽보 형태로 붙입니다.
‘세대 비하’ 발언 논란으로 당 윤리위원회에서 제명이 의결된 김대호 미래통합당 관악갑 국회의원 후보의 경우는 어떨까요. 제명은 등록 무효에 해당하는데요. 9일 기준, 관악구 투표 용지 인쇄가 끝났기 때문에 선거일 당일 투표 용지에는 김 후보 제명에 대한 어떤 정보도 표기되지 않습니다. 대신 해당 투표소에 벽보 형태로 김 후보 제명 관련 안내문이 붙게 되는 것이죠.
단 사전 투표일 투표 용지에서는 김 후보가 제명됐다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사전 투표 전 특정 후보자에게 사퇴, 사망, 등록 무효 등 문제가 생기는 경우, 기표란에 해당 후보에 대한 사퇴, 사망, 등록 무효 등 정보가 표기돼 인쇄됩니다.
이는 사전 투표 기간, 투표 용지는 단말기에서 현장 발급하기 때문입니다. 본 선거일에는 선거인 명부를 확인 후 투표 용지를 미리 준비해 놓는 반면, 사전 투표일에는 본인 확인 후 단말기를 통해 현장에서 투표 용지를 발급 받습니다.
선관위 관계자는 “사전 투표일에는 그 자리에서 투표 용지를 뽑는 거니까, 프로그램만 수정해 주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전 투표 개시일 전날까지 후보자 신상에 문제가 생길 경우, 해당 정보를 투표 용지에 반영할 수 있다는 겁니다.
차명진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 경우에는 ‘세월호 유족 비하’ 발언 논란으로 당 차원에서 제명 절차를 밟고 있지만 아직 제명이 확정되지는 않았는데요. 만약 차 후보의 제명이 선거일 전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투표 용지 인쇄가 끝났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차 후보에 대한 제명 정보를 투표 용지에서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차 후보에 대한 제명이 결정된다면 해당 투표소에 벽보 형태로 안내문이 붙게 됩니다.
◇본 투표일에 사퇴 후보를 찍으면 무효표 된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용지 예시 이미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10년 경기지사를 뽑는 선거에서 유시민·심상정 두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진행하다 심 후보가 선거를 이틀 남기고 사퇴했는데, 이미 투표 용지 인쇄가 끝난 뒤라 투표 용지는 건드리지도 못한 채 투표소 주변에 붙은 벽보를 통해서 알려주는 정도였습니다. 유 후보는 선거에서 졌고요.
2014년 당시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나선 경기지사 선거에서 14만 9,886표의 무효표가 나왔는데요. 이는 전체 투표수의 약 3%에 해당하는 수치였습니다. 당시 무효표의 상당수가 투표일 3일 전 사퇴한 백현종 당시 통합진보당 후보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투표 용지에 백 후보 이름이 그대로 표기돼 유권자들 혼선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선관위 관계자는 “6일부터 투표 용지 인쇄가 시작됐다”며 “위원회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이미 인쇄가 끝나간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주 투표 용지 인쇄가 대부분 끝났기 때문에 후보자 신상에 문제가 생겼어도 투표 용지에서 그 정보를 찾기는 힘들다는 말입니다.
유권자들이 투표소 방문 시 벽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꼭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안내문 확인 없이 투표 용지만 보고 투표하는 경우, 사퇴, 사망, 등록 무효 된 후보자에게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행사된 표는 무효 처리됩니다.
투표 용지에 후보자의 사퇴, 사망, 등록무효 상황이 기재되는지 여부는 ‘후보자가 언제 사퇴를 했느냐’ ‘언제 등록 무효가 됐느냐’와는 관계 없이 해당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에 투표 용지가 인쇄됐는지 여부가 결정합니다.
유권자 모두 투표소에 부착된 안내 벽보 꼭 확인해 주세요.
☞여기서 잠깐
기표 시 주의사항 꼭 지켜주세요!
기표시 주의사항 예시 이미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기표 시 반드시 투표소 안에 비치된 기표용구를 사용해야 하고요. 기표마크는 한 번만 찍어야 합니다. 또 기표 마크가 기표란 네모 안 쪽에 찍히도록 해야 합니다. 또 코로나19에 대비해 마스크 꼭 착용하고 투표소 방문해야 하겠죠? 깜빡 하고 마스크를 챙기지 않은 채 투표소를 가더라도 투표 자체를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자신 때문에 다른 유권자들이 대기 시간이 더 길어지고 민폐가 될 수 있으니 모두 잘 숙지해서 소중한 한 표 놓치지 말자고요.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