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가 새로운 계급 불평등을 낳으며 '코로나 디바이드(격차)'를 만들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하고 있다. 뉴욕의 초고소득층은 수영장과 헬스장을 갖춘 교외 별장으로 거처를 옮겨 재택근무를 한다. 아이들은 사립학교의 온라인 강의를 듣고 연 보험료 1억원짜리 민간보험으로 치료를 받는다. 나머지 대다수는 도시에 남지만, 재택근무가 가능한 사무직과 그렇지 못한 생산·서비스직 사이에 또 격차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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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흑인들의 코로나 감염률과 사망률이 백인보다 월등히 높다. 위스콘신주 최대 도시 밀워키의 흑인 인구는 전체의 26%이지만 코로나 사망자의 70%가 흑인이다. 미국 전역에서도 흑인이 많은 지역이 백인 다수 지역보다 감염률 3배, 사망률은 6배 높다고 한다. 흑인들의 생활수준이 전반적으로 낮고 기저질환을 가진 비율은 높으며, 보험 가입률도 낮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디지털 취약 계층인 노인들도 고립시키고 있다. 인터넷 쇼핑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은 거의 집 안에 유폐되다시피 한 상태다. 생필품을 사려면 마트에 가야 하는데 최근까지 마스크가 없어 마트에 가지 못했다. 스마트폰을 쓸 줄 몰라 마스크 재고량을 모르니 약국을 전전하며 허탕치기 일쑤였다. 젊은 세대는 집 안에서도 인터넷 게임이나 영화 앱을 활용하지만 노인들은 TV 외엔 시간 보낼 방법이 없는 경우도 많다.
▶코로나 디바이드는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가 저서 ‘위험사회’에서 예견한 대로다. 그는 앞으로 ‘위험’은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 한정되지 않고 국경을 넘어 지구화할 것이며, 사회적 계층과 지위에 따라 다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소득과 생활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사람과 자가 격리만으로도 치명적 타격을 입는 사람 사이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된 셈이다.
[한현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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