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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비닐장갑 끼고 투표하니 미끄러져요" 사전투표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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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날인 10일 오전 배우 최불암씨가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로 들어서고 있다.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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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셔야 해요. 손 내미세요. 소독제 뿌려드립니다.”

제21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3동 주민센터에는 사전투표를 하러 온 주민들로 몰렸다.

자원봉사자와 주민센터 직원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마스크 미착용자는 돌려보내고, 체온을 재서 발열여부를 체크했다.

사전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주민센터를 찾은 유권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자원봉사자와 주민센터 직원의 지시에 따랐다.

이날 자양3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장은 3층에 위치해 나이든 유권자들 일부가 엘리베이터에 몰리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유권자는 계단을 이용해 투표소로 향했다.

21대 총선 투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유권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비닐장갑을 끼고 투표를 해야 한다.

이날 투표장 앞에서도 자원봉사자가 유권자들에게 비닐장갑 2장을 배포하고, 장갑을 착용한 사람만 투표장 안으로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신분확인 작업도 기존 투표에서는 신분증을 제출한 뒤 유권자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관리하는 신원확인 기기에 기명날인 또는 지문대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기명날인만 가능했다. 모든 유권자가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투표하기 때문에 지문대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조금만 내려주시겠어요?”(선거관리위원)

모든 유권자들이 얼굴의 절반을 마스크로 가린 채 투표에 참여하면서 선거관리위원들이 신분증 대조작업 중 마스크를 내려달라는 요구를 하는 광경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다만 1m 간격 유지는 지키기 어려워 보였다. 사전투표장이 협소한 데다 사전투표 인원이 몰리면서 정해진 간격을 지키며 투표를 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웠다. 간격 유지를 관리하는 별도의 직원도 없었다.

자양동 주민인 허모씨(64)는 “마스크와 장갑까지 끼고 투표를 하니 코로나19 감염 우려는 없는데 한꺼번에 엘리베이터로 몰리는 건 문제가 있어 보였다”면서 “거동이 불편한 사람 외에는 되도록 계단을 이용해야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재택근무 중 사전투표소를 찾은 이모씨(41)는 “비닐장갑을 끼고 투표를 하는데 도장 겉면이 미끄러워서 잡다가 순간 놓쳤다”면서 “원래 찍으려던 후보 칸에 인주가 묻긴 했지만 인주가 묻어서 혹시라도 무효표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기표한 후보의 기표란 안에 卜자 외의 잉크가 묻었더라도 무효표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사전투표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이뤄진다. 자기 주소지와 상관없이 전국에 설치된 총 3508개 투표소 어디에서든 투표를 할 수 있다.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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