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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OPEC+ 대량 감산해도 유가 하락 못 막는다.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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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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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OPEC+(석유수출국기구 10개국과 10개 주요 산유국 연대체)가 감산에 성공해도 유가 폭락세를 막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현재 국제유가는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배럴당 20달러 초반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원유 수요 손실량이 하루 3500만배럴에 이르는 상황에서 1000만배럴 감산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1000만배럴은 전 세계 원유생산량의 10%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양으로, 감산 규모로는 1960년 OPEC 출범 이래 최대치다. 그러나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코로나19 사태에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는 이조차도 충분치 않다는 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올 들어 펼쳐진 폭락장은 공급이 아닌 수요 측면에서 기인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6월 시작된 유가 급락세가 사우디와 미국 셰일업체들 간의 점유율 싸움에서 촉발된 것과 달리, 최근 유가 하락은 항공편 감축, 입국 금지, 외출금지령 등으로 수요 전망이 급감하면서 시작됐다.

2017년 3월 OPEC+가 공급량을 줄이자 곧장 유가가 오름세를 탔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가 잡히지 않는 한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이날 열린 긴급 화상회의에서"수급 펀더멘털이 소름끼치는 수준이다. 특히 2분기 공급과잉 예상치는 전례 없는 규모"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 3위 원유 수입국인 인도의 원유 수요는 70%나 감소했고, 미국 정유회사들은 원유 소비가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폐쇄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감산안이 수요 손실에 대처하기에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뵤나르 톤하우겐 리스타드에너지 원유시장 대표는 "1000만배럴 감산이 단기적으론 시장에 도움이 되겠지만, 원유 공급과잉 규모를 실감하고 있는 많은 투자자들에겐 여전히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전했다.

심지어 이 감산안마저 결렬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멕시코의 감산 반대로 9일 회의가 합의 없이 마무리된 데다, 미국이 참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미국이 동참해야 합의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가가 내려가면 셰일 생산량은 '자동적으로' 줄어들기에 굳이 감산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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