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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칼럼]文 대통령은 오이밭과 오얏나무 아래에 가지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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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완 칼럼]

-문 "선거 관련해 오해없도록 하라" 지시

-정작 4월에 6차례나 현장행보로 공방 자초

-대부분 여당 열세지역이거나 접전 지역

-야당 "교묘한 관권선거" 비난

-행여 고향인 PK지역 방문 일정있다면 총선 이후로 연기해야

CBS노컷뉴스 김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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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를 방문해 공장 현황 듣는 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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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청와대 참모들에게 "선거와 관련해 일말의 오해가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직원과 공직자들의 괜한 선거개입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이런 당부는 바로 며칠 만에 무색해졌다. 문 대통령 스스로 오해를 살만한 현장행보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21대 총선을 보름 앞둔 이달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현장행보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를 방문해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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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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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3일에는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고 식목일인 5일에는 산불피해를 입은 강릉을 찾았다.

다음날에는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금융권 수장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었고 7일에는 인천공항 코로나19 워킹스루 진료소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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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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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에는 성남 한국파스퇴르 연구소를 방문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힘쓰는 연구자들을 격려했다.

거의 하루 걸러 현장을 찾는 징검다리식 일정으로 이달에만 6번이나 현장을 방문했다.

일부 일정에는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를 갑자기 취소한 채 이루어진 깜짝행사도 있다.

선거를 의식한 현장찾기라는 따가운 눈총을 넘어 선거개입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비이락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일정이 잦다. 가뜩이나, 가뜩이나 총선 투표일이 며칠 남지 않은 상황이다.

미래통합당은 대통령의 교묘한 관권선거 개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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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한국파스퇴르 연구소 시찰하는 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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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청와대측은 "대통령의 고유 직무수행이며 정상적인 국정수행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오해받을 행동을 하지말라"고 지시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더구나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정부당국이 더욱 강조하고 있는 시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지역들이 여당의 열세지역이거나 접전 지역들이라는 점도 여당을 위한 표심몰이라는 의심을 받을 소지가 있다.

문 대통령이 행여 앞으로 고향인 부산경남 지역을 찾을 요량이라면 총선 이후로 거둬들이는게 옳다.

오이밭에서는 신발끈을 고쳐매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는 관을 고쳐쓰지 말라(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는 말이 있다.

굳이 투표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오이밭과 오얏나무밑에 찾아들어갈 이유가 없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높은 지지도는 여당 지지자들만의 의사가 아니며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평가 역시 여당승리를 통해서만 확인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 여당의 선대위원장 시비를 받는 순간, 4.15총선의 의미는 퇴색되고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도 사사건건 정치공방의 꼬리표가 따라붙을 것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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