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6 (월)

배달의민족 `백기`…요금개편 철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수료 개편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부담 증가 및 독점 논란을 일으켰던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이 결국 요금 체계 개편을 철회하기로 했다.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정치권까지 공격에 가세하고,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와 진행 중인 인수·합병(M&A) 승인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자 결국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10일 김봉진 의장, 김범준 대표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외식업주들 고충을 세심히 배려하지 못하고 새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많은 분들께 혼란과 부담을 끼쳤다"며 "4월 1일 도입한 오픈서비스 체계를 전면 백지화하고 이전 체제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업주님들과 소통 기구인 협의체를 마련하겠다"며 "정부 관계부처, 각계 전문가들과도 머리를 맞대겠다"고 말했다.

다만 서버 개편 및 법적 절차 마무리 등에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어 현행 요금 체계가 최종 폐지되고 이전 체계로 돌아가기까지는 며칠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말부터 준비해 온 요금 체계 개편이 시행 열흘도 안 돼 전격 취소된 것은 들끓는 비판 여론 때문이다. 지난 1일 배달의민족은 기존 정액제 중심의 '울트라콜' 대신 배달 주문 건당 5.8% 수수료를 적용하는 정률제 '오픈서비스'를 시작했다.

배달의민족 측은 "14만 입점 업주 중 52.8%가 비용 부담이 감소하고 영세업자일수록 혜택이 커질 것"이라며 오픈서비스를 도입한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많은 외식업주들과 소상공인연합회 등 단체가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며 논란이 발생했다. 실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영업자는 매출 규모가 매우 작은 소수에 불과하며 대다수 소상공인들이 수수료 증가로 부담이 늘 것이란 지적이 거셌다.

아울러 코로나19로 모든 자영업자들이 매출 감소로 힘든 가운데 기존 매출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수수료 부담을 늘린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 여론은 한층 거셌다.

논란은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전반으로 확대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등 정치권에서는 배달의민족을 전방위 압박했다.

또 지난 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의민족과 독일계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국내 배달 앱 요기요 및 배달통 운영사) 간 기업결합심사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하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배민 요금 체계 개편 논란이 여론과 정치권에 지나치게 휩쓸린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자영업자들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누가 득을 보고 누가 피해를 보는지를 실증할 수 있는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 측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를 정밀하게 검증해볼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여론에만 이끌려 등 떠밀리듯 결정을 내리는 전례를 만들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호승 기자 / 심희진 기자 / 강민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