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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5200억 들여 마스크 준대도…日 "그냥 만들자" 재봉틀 주문 폭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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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2장만 배포...가족 많은 이들은 추가로 필요한 상황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466억엔(약 5200억원)을 들여 마스크를 배포할 예정인 가운데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만들어 쓸 수 있는 미싱(재봉틀)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우편 시스템을 활용해 일본 전국의 5000만여 가구에 빨아서 다시 쓸 수 있는 천 마스크 2장씩을 나눠주겠다고 발표했다.

가구당 2장만 배포되다 보니 2인 가족 이상인 곳에선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사람도 생겨난다. 결국 정부에서 주는 것 말고도 추가로 마스크가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일본서 마스크가 내주부터 배포될 예정인 가운데 당장 마스크 쓸 일이 급한 이들이 재봉틀에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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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마스크를 만들어 쓰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미싱 발주가 늘고 있다.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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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부족현상으로 인해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도지사조차 시판되는 마스크가 아닌 수제 마스크로 추정되는 마스크를 언론 브리핑에 끼고 나오고 있다. 그는 날짜에 따라 무늬가 다른 마스크를 끼고 나왔다. 직접 만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이웃이 만들어 주신 것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런 속에서 오사카의 한 미싱 기업이 내놓은 10만 원대의 재봉틀에 주문이 몰리고 있다. 10일 NHK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대로 마스크 부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사카에 본사를 둔 '악스 야마자키'의 재봉틀을 사겠다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마스크를 직접 만들고 싶어하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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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고이케 도쿄도지사. 지난 7일과 비교할 때 마스크의 무늬가 바뀌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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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하순에 발매된 이 제품은 약 1만엔(세금 별도)의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인데다 마스크 제작을 겨냥해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재봉틀 본체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읽으면 마스크 제작 방법이 동영상으로 나온다. 재봉틀 수주는 당초 회사 측이 예상했던 것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회사 측은 "생산속도를 지금보다 40% 정도 빠르게 올리는 한편 출하를 위한 검품 작업을 주말에도 계속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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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고이케 도쿄도지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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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 야마자키 측은 "창업 74년이 되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러운 수요의 증가는 처음이다"면서 "마스크를 좀처럼 구할 수 없는 상황을 알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재봉틀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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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수제 마스크를 만들기 위해 미싱을 주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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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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