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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단독]"이해찬 총선 직후 사의" 벌써부터 전대 장소 찾는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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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해찬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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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총선 직후 물러나겠다"고 주변에 말했다고 민주당 핵심 관계자가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총선 결과에 관계없이 조기 전당대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대표의 임기는 올해 8월24일까지다.

이 관계자는 이날 "최근 건강악화로 입원한 이후 이 대표가 '임기를 꼭 채울 필요가 있겠느냐, 총선 직후 그만두겠다'는 말을 주변에 했다"며 "당 주요 인사들이 만류하고 있지만 본인 생각이 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새 지도부에 당권을 조기에 이양하겠다는 의도로, 반대로 선거에서 패배하면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7선 의원인 이 대표는 2018년 8월 당 대표 출마할 때 일찍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대표는 당시 "이번 일(당대표)이 저한테 주어진 마지막 역사적 소임"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총선 후 사임 의사에 따라 민주당은 이미 6월 조기 전대를 위한 장소를 물색중이다. 원내 핵심인사는 "차기 원내대표가 5월 초 선출되면, 그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조기 전대를 못할 이유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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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민주당 당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홍영표, 우원식, 송영길 의원(사진 왼쪽부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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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당권 주자로는 4선 도전에 나선 홍영표·우원식 의원이 먼저 거론된다. 홍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인사고 우 의원은 김근태계 모임으로 시작된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의 좌장격이다. 5선에 도전 중인 송영길·김부겸 의원, 그리고 최재성 의원의 당권 도전설도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홍 의원과 우 의원은 최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3일 부산에 이어 5일 용인·안성 등 경기 남부를 돌았다. 우 의원은 지난 2월 경기 의정부를 시작으로 수도권과 전북·경남·충청·울산 등 사실상 전국에 지원 유세를 다니고 있다. 선거 초반 인천 지역 후보부터 챙겼던 송 의원도 최근엔 서울과 경기 남부 핵심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을 응원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사실상 조기 전대를 겨냥한 당권 후보들의 물밑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며 "총선 때 도움을 준 주자들에게 당선자들의 마음이 기울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조기 전대가 가시화되면서 5월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가 맞물린 '러닝메이트' 구도도 짜여지고 있다. 한때 당 대표 출마를 고심했던 친문 전해철 의원은 최근 전당대회에서 홍 의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자신은 원내대표 출마로 마음을 굳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내 모임인 더좋은미래·을지로위원회에서 우 의원과 함께 활동했던 박홍근 의원은 원내대표에 출마해 우 의원과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 외에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김태년·윤호중·노웅래·안규백 의원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다들 서둘러 움직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조기 전대의 최대 변수는 '차기 대권 주자 1위'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출마 여부다. 현재로서는 당권 도전보다 차기 대선을 보고 움직일 거라는 전망이 많다.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대세론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조직 싸움인 당권 도전에 나섰다가 특정 계파 후보에 밀리게 되면 뜻밖의 내상을 입을 수도 있다. 민주당 당규상 대권·당권 분리조항에 따라 대선에 나서려는 당 대표는 선거일 1년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조항도 걸림돌이다. 당 대표가 되더라도 대선 출마를 위해서는 2021년 3월 이전에는 사퇴해야 해서다.

반면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 위원장이 세 확산을 위해서라도 당권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없진 않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종로에서 당선되면 '이낙연 대망론'은 또 한번 도약을 할 것"이라며 "당 대표에 출마하면 단번에 유력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선 '포스트 이해찬' 논의가 총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칫 국민들에게 '오만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한 인사도 "당권 이야기를 하기엔 너무 이른 시기"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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