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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딴 나라 ETF]현대차 주가 급등과 `정의선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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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수석부회장 자사주 매입하자

20일 만에 53% 오른 현대차 주가

경영진 주식매수는 투자 신호로 읽혀

美보편화한 자사주 펀드, 한국 등장 "시기상조"

투자 세계에서 국경이 지워진 지 오래입니다. 세상은 넓고, ETF는 많습니다. 일일이 찾아보기가 어렵지요. 이데일리가 매주 함께 찾아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정의선 현대차(005380) 수석부회장은 최근 회사 주가가 오르면서 전보다 자산이 늘었다. 원래 가진 지분의 가치가 오른 데 더해 그간 새로 회사 주식을 사들인 덕이다. 그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자사주 58만1333주를 사들였다. 매입 단가는 6만8435~8만1463원이다. 현대자동차 주가는 10일 9만9700원으로 마감해 지난달 20일 52주 장중 최저가(6만5000원)를 기록한 지 20일 만에 53.5% 상승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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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과 정 수석부회장의 자사주 매입, 둘 사이 인과관계를 따지기는 어렵다. 현대차 주가가 오를 것 같아서 정 수석부회장이 주식을 샀는지, 정 수석부회장이 주식을 사자 현대차 주가가 올랐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 수석부회장이 저점에서 자사주를 샀더니, 회사 주가가 올랐다는 점이다.

자본시장은 자사주 매입과 주가 상승 사이 상관관계를 인정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인식한다. 주주와 경영진 사이 정보 비대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회사 사정을 제일 잘 안다. 회사 주식이 싸거나 앞으로 회사가 잘 되리라는 확신이 있으면 주식을 사들일 공산이 크다. 정보력이 달리는 주주나 투자자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을 투자 신호로 해석할 만하다.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몰리면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사주 매입을 주주친화적이라고 한다.

경영진이 주식을 팔면 나쁘게 읽는다. 실제로 모든 경영진이 회사 주식을 사들이지 않는다. 지난해 한일 외교마찰로 이른바 `애국 테마주` 주가가 떠오르자, 일부 회사 임원은 주식을 처분했다. 그러자 해당 회사 주가가 급락했다. 물론 정 수석부회장과 같은 회사의 오너가 지분 확보 차원에서 주식을 사들일 수 있다. 회사 전망과 무관하게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식을 사들이는 경영진도 적지 않다. 여하튼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경영진이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탓할 투자자는 드물다.

회사 경영진을 따라서 주식을 사면 주가 상승 상관관계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원리에 착안한 상품이 미국 시장에 있는 `Insider Sentiment ETF(상장지수펀드)`다. KNOW(티커·상품명을 줄여 부르는 단어)는 경영진이 자사주를 잘 사들이는 회사만 모아서 투자한다. PKW는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회사를 묶어서 지수화해 투자한다.

물론 이들 펀드 수익률을 보면 상관관계를 섣불리 인정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KNOW가 -21.9%, PKW이 -24.4%다. 다만 최근 코로나 19로 업황이 꺾이면서 수익률이 타격을 받은 측면이 있다. 통상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인 금융주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앞으로 자사주 매입이 주춤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미국 의회를 통과한 코로나 19 부양 법안(CARES Act)에 따라 지원을 받은 기업은 자사주를 사들이지 못한다.

한국 시장에서 이런 투자 전략을 띤 상품을 찾을 수 없다. 현대차와 같은 기업이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운용사에서 펀드 개발에 관여하는 매니저는 “자사주 매입 펀드를 출시하려고 검토한 적 있는데, 아직 우리 현실에서 이르다고 결론 냈다”고 말했다. 아직 한국에는 주주친화적인 기업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티커 정식 명칭

·KNOW: Direxion All Cap Insider Sentiment Shares

·PKW: Invesco BuyBack Achievers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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