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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美, 코로나19 인명 피해는 남성·경제 피해는 여성이 더 심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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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확산 지역이 된 뉴욕주의 뉴욕시 퀸스에 있는 엘름허스트 병원 앞 도로에 4일(현지시간) 구급차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인명 피해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으나 경제적 피해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사 전문지 뉴스위크는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인해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해고를 당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남녀간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뉴스위크에 “코로나19가 여성 차별 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여성 단체인 ‘린 인’(Lean In)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해고 또는 일시 해고자 중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3분의 1가량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여성 중에서도 특히 흑인 등 소수 여성이 가장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이 기관이 강조했다. 흑인 여성 해고 비율은 백인 남성에 비해 2배가 많다고 이 기관이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도 남성 근로자가 1달러를 받는다면 여성은 그보다 20센트가 적은 80센트를 받고 있었고, 흑인 여성은 62센트를 받았다. 미국 노스웨스턴대와 독일 만하임대 등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여성이 남성보다 그 전보다 더 심각한 경제적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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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커먼웰스 애비뉴 몰에서 두 여성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벤치에 서로 떨어져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보스턴 AP=연합뉴스


린인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이 줄어들거나 사라졌다고 응답한 여성 근로자의 비율이 3분의 2에 달했으나 남성 근로자는 2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뉴스위크는 “미국 정부와 의회가 2조 2000억 달러에 달하는 경기 부양 패키지를 시행하면서 여성 임금 차별 문제에 대한 대책을 일절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의회 전문지 ‘더 힐’은 전날 ‘코로나바이러스 미스터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대부분 주(州)의 통계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 중 여성이 더 많고, 사망자 중에선 남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전했다. 미시간주에선 확진자 2만 1500명 중 52%가 여성이지만, 사망자 959명 중 57%는 남성이다. 인디애나주에서도 확진자 55%는 여성이지만, 숨진 사람의 60%는 남성이다. 워싱턴주의 경우 9000명 이상의 확진자 중 다수가 여성이나 사망자 394명 중 남성이 57%였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뉴욕주는 확진자 15만명 중 남성이 55%를 차지해 예외이나, 사망자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61%가 남성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공동 연구 결과 코로나19 확진 남성의 사망률은 4.7%로, 여성보다 거의 2%포인트 높았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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