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총선 현장] 달라진 선거장 풍경…유권자 “번거로운 것쯤이야, 괜찮은 정치만 해준다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투데이

11일 21대 (유혜림 기자 wiseforest@)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11일 투표소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선거인은 투표소 입구부터 손 소독과 발열 체크를 하고, 일회용 비닐장갑을 낀 채 투표를 한다. 사전 투표에 참여한 선거인들은 "조금은 번거롭지만 감수할 수 있다"며 "후보자들이 좋은 정치로 보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21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5 총선 사전투표가 어제부터 이틀간(10~11일) 사전투표소에서 진행되고 있다. 제21대 총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11일 오전 8시께, 지역 주민들은 이른 주말 아침 추위에도 사전투표를 위해 개포2문화센터를 찾았다.

투표소를 찾은 주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입구에선 선거안내요원이 손 소독을 요청하고, 발열 체크를 하느라 분주하다. 한 선거인은 아침 추위로 떨어진 체온에 측정이 되지 않아 주변에서 몸을 녹이고 대기하고 있었다.

선거안내요원은 "제가 강남구 선거 안내만 20년째 하고 있는데, 어제는 역대로 대박 난 날"이라며 "어젠 바빠서 양치도 하지 못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코로나 때문에 발열 체크하는데, 자전거 타고 온 사람들은 체온이 떨어져서 체크가 잘 안 된다. 체온기도 잘 말을 듣지 않는다"면서 주머니 속 체온기 2~3개를 꺼내 보이면서 말했다.

위생 장갑 2장을 받은 후, 지하로 내려가자 관내ㆍ관외 투표 구분에 따라 유권자들이 차례를 기다렸다. 선거 요원은 본인 확인한 후, 한 명씩 투표 방법을 안내하고 있었다. 선거인이 본인 확인할 땐, 잠시 마스크를 내려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한 선거 안내원은 인쇄용지를 채우기 위해 출력용지 두루마리를 들고 바쁘게 걸었다. 리필 인쇄용지도 대형 휴지 두루마리보다 작아 보였다. 이번 비례투표용지는 48.1cm에 달한다. 이전보다 길어진 투표지에 많은 선거인이 몰린다면 여러 차례 교체해야 할 듯했다.

관외 선거인 경우, 투표용지와 주소라벨이 부착된 회송용 봉투를 받는다. 이에 관내투표는 투표지만 투표함에 넣으면 되지만 관외는 접착 스티커를 떼고 회송용 봉투를 밀봉해서 투표함에 넣는다.

한 관외 선거인이 투표함 옆 접착 스티커 비닐을 버리면서 위생 장갑도 같이 벗으려고 하자 안내 요원이 "장갑은 밖에서 버려주십시오"라며 제지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선거장 풍경이다.

사전투표를 마친 김모(54세, 남) 씨는 "당일엔 붐빌 것 같아서 먼저 하러 왔다"며 "이번엔 인물로 투표했다. 코로나19로 상황이 좋지 않지만 괜찮은 정치인이 나와서 경제 좀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밝힌 후 건널목을 건넜다.

투표장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는 유권자도 여럿 보였다. 개포동 지역주민인 이모(23세, 여) 씨는 "뽑을 만한 후보가 없어서 무효표로 했다"면서 "그래도 투표율을 높이고 싶어서 오늘 투표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전 11시께, 일원본동 주민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주민센터 앞 유권자들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줄을 서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장을 찾는 주민들도 많아 어느새 줄도 길어졌다.

사전투표를 마치고 나온 최모(남, 60세) 씨는 "생각보다 투표하는 사람이 많다"며 "투표지가 길어서 세 번은 접은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손 소독제나 체온 체크 등 나름대로 안전을 신경 쓴 것 같다. 조금은 번거롭지만, 지금은 모두가 조심할 때가 아니겠냐"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현재 투표율이 19.0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어제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사전투표엔 선거인 총 4399만4247명 중 839만2334명이 현재까지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사전투표가 적용된 전국단위 선거의 같은 시간대와 비교해보면 이번 총선 사전투표율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투데이/유혜림 기자(wiseforest@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Copyrightⓒ이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