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수정한 경제계획에 또 손대
중·러 통한 외화 수입 급감 등 비상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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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속에 경제적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돌발 악재까지 맞으며 경제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1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1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열고 ‘주체108(2019)년 국가예산집행 정형과 주체109(2020)년 국가예산에 대하여’ 등의 안건을 논의했다. 세부적으로는 지난해 12월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위한 사업에서 일부 정책적 과업들을 조정 변경할 데 대한 대책적 문제들’이 핵심 논의 주제로 올랐다. 북한은 지난 전원회의에서 달성이 불투명한 기존 5개년 경제발전 전략 대신 ‘나라의 경제를 안정적으로, 전망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10대 전망 목표’를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마저도 수정을 검토한 것이다.
북한은 통상 매년 4월 우리의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입법과 국가직 인사, 예산·결산 등의 안건을 처리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예·결산 논의에 앞서 최고지도자가 세웠던 목표들을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그 배경에 대해 “지난해 말에 발생한 비루스(바이러스)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급격히 확산되면서 국경과 대륙을 횡단하는 전 인류적인 대재앙으로 번져지고 있는 현실”을 지목했다.
실제로 북한은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지난 1월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하면서 외화 벌이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 러시아 등 주요 무역 대상국 외국인들 출입국도 폐쇄했다. 국제무역센터(ITC) 수출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북한의 대러시아 수입액은 292만 달러를 기록, 지난해 1월(684만 달러)과 지난해 12월(422만 달러)보다 57%, 30%씩 감소했다. 또 중국의 관세청 격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이 1∼2월 북한에서 수입한 상품 금액은 1,07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대북 수출 역시 지난해 동기보다 23.2% 줄어든 1억9,740만달러에 그쳤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7일에도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직접 참석해 올해 계획됐던 건설공사들을 뒤로 미루고 노동당 창건 75돌(10월10일)까지 병원 건설 완공을 선언한 바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경제와 국방건설 관련 정책적 과업들과 국가예산수입과 지출을 상당 부분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라며 “북중교역의 장기적 중단은 외화난을 가속화시키고 농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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