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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호스티스도 코로나 휴업 보상금 줘야하나... 일본은 논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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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티스에게 세금으로 휴업보상 부당" 주장에

일본 물장사협회, 자민당 찾아가 호소

차기 총리 후보 1순위 기시다 정무회장은

"차별받는 일이 있으면 재검토 요청"

유흥업소 호스티스에게 ‘코로나 휴업’ 보상금을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일본 사회가 이 문제로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그 발단은 지난 5일 일본의 한 유명 개그맨의 발언. 개그 콤비인 ‘다운타운’의 마츠모토 히토시(松本人志)가 이날 TV 와이드 쇼에서 코로나 휴업 보상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우리의 세금으로 (호스티스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 휴업 보상을 할 경우 크라브(club) 등 유흥업소 여성들을 그 대상에 포함시켜서는 안된다는 얘기였다.

조선일보

지난 9일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이 일본물장사협회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 등을 만난 후, 청원서를 두 손에 든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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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일본의 크라브, 나이트클럽 경영자 등이 모인 일본 물장사협회(日本水商売協会)가 반발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물장사’로 번역된 ‘미즈쇼바이(水商売)’는 일본에서 크라브, 카바레 등의 접객업을 가리킨다.)
일본물장사협회 대표이사를 비롯한 간부들이 지난 9일 자민당을 찾아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무조사회장(정책위의장)을 면담, “우리를 차별하지 말아달라. 중소기업과 동등하게 취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풍속(風俗·성 관련 산업), 폭력단과 비슷한 취급을 받아 후생노동성이나 경제산업성 등의 지원 정책으로부터 제외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기시다 회장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외무상을 역임한 인물. 60여 년 전, 이케다 하야토(池田勇人) 전 총리가 만든 파벌 고치회(宏池会)를 이끌며 차기 총리 후보 1순위로 꼽힌다. 기시다 회장은 이들에게 “확인해서 만약 그렇게 차별받는 일이 있으면 재검토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과 나란히 서서 청원서를 두 손에 들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도쿄 긴자의 한 ‘마마(크라브의 여성 대표를 의미)’는 같은 날 기자들을 만나 호소했다. “긴자의 물장사는 전부 휴업으로 존망의 위기에 서 있다. 물장사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사회의 약자들이다. 일반 회사처럼 똑같이 취급해 주었으면 한다.” 일본물장사협회는 ‘접객’을 수반하는 업체 휴업에 대해 보상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돌리며 LINE을 통해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12일 일본의 TBS 방송 와이드쇼에서는 출연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일본 정부는 휴업 보상 기준에 대해 아직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해 각 분야에서 혼란이 일고 있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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