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중·고등학교가 고3과 중3부터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 지난 9일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 교실에서 선생님이 온라인으로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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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수일째 50명을 밑돌면서 조만간 학교 등교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주말 일주일 이상 50명 이하를 유지할 경우 등교를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다. 불편한 온라인 수업을 계속해야 하는 학생들은 조기 등교에 대한 희망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일선 교사와 전문가들은 보다 확실한 시점에 등교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도 보수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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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등교 병행 검토하겠다" … 학생들 "등교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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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지난 9일 오전 서울 중랑구 중화중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온라인 개학식을 하고 있다. 교육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고3·중3에 이어 16일에는 중·고 1~2학년과 초등 4~6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하고, 마지막으로 초등 1~3학년이 20일 온라인 개학한다. /사진=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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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후 4월말 등교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온라인 개학을 시작했거나 앞둔 학생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학업을 하는 학생들로서는 온라인 수업에 불만이 많기 때문이다.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는 이모양(18)은 "오늘 아침만 해도 EBS 온라인 수업의 접속이 불안정해 수업을 듣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온라인 수업은 집중이나 효율이 전혀 나오지 않는 등 많은 불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으로서 온라인 개학의 불편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등교 결정을 지지한다"며 "하루 빨리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올해 고등학생이 된 전모양(16)도 "사교육을 하지 않는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등교를 고려해 줬으면 좋겠다"며 "온라인 수업은 선생님이 학생들을 하나하나 지도할 수 없어 학습 능률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등교를 금지시키는 등 충분히 주의를 주고 등교를 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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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전문가들 "등교는 전혀 근거 없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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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초·중·고 개학일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전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송파구 영풍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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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교사와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등교 병행은 현장 상황과 맞지 않는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한다.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권모씨(26)는 "학교는 다수의 인원이 밀집하는 공간이라 바이러스에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며 "안전을 우선으로 한다면 온라인 수업을 지속하고 등교를 연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온라인 수업이 계속될 경우 수행평가 실시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며 "공정성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구체적 지침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도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병상 등 의료 기관이 충분히 확보된 상황까지는 개교를 미뤄야 한다"며 "질병관리본부에서도 말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50명을 기준으로 둔 게 아니라 지역사회 감염 5% 미만 등 다른 조건도 있었다고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등교를 고려할 상황이 전혀 아니다"며 "싱가포르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을 때 다시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예측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도 이날 유 장관의 '등교 가능성' 언급 후 쏟아진 비판 여론을 감안한 듯 보수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온라인 수업과 등교를 병행하는 것에 대해 방역당국·전문가·시도교육청 등 관련 기관의 종합적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확진자 숫자와 무관하게 종합적 검토를 통해 안전 여부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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