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래통합당은 총선 패배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분위기입니다. 특히 황교안 대표 사퇴로 당 구심점마저 없어졌습니다. 당 안팎이 뒤숭숭한 상황입니다. 사실상 난파한 상황인데 새 선장, 즉 새 지도부에 대한 얘기를 두고 말이 많습니다. 고석승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심재철/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 국민께 집권세력을 능가하는 유능한 대안세력이라는 믿음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보수우파로서의 가치와 품격도 놓친 측면이 있습니다. 국민들께서 주신 회초리를 달게 받겠습니다.]
미래통합당이 오늘(17일) 총선 이후 첫 최고위원회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중앙선대위원회 해단식도 가졌습니다. 총선을 마치고 당 주요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하나같이 표정이 안 좋습니다. 당연히 선거에서 패배를 했으니 표정이 좋을 수는 없겠죠. 그럼에도 유독 분위기가 무거워 보이는 이유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 당 주요 관계자들 모습 한 명씩 보죠. 먼저 정미경 최고위원 낙선했습니다. 그리고 신보라 최고위원도 낙선했죠. 이준석 최고위원도 낙선했습니다. 그리고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낙천했습니다. 공천을 받지 못했죠. 해단식 모습 이어서 보시면요. 왼쪽에 유정복 인천 선대위원장도 낙선했습니다. 그리고 가운데 심재철 원내대표도 낙선했습니다. 이진복 선대본부장은 불출마 선언을 하고 총선에 나오지 않았고요. 보시는 게 미래통합당 당 대표와 원내대표 그리고 최고위원들인데요. 불출마 선언을 한 김광림 최고위원과 현직 도지사인 원희룡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모두 지역구 출마했는데, 딱 한 사람 조경태 최고위원만 살아 돌아왔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당 지도부 대부분 다음 국회에 입성하지 못한 겁니다. 당 대표는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지도부 대다수는 총선에서 낙선하고 정말 말 그대로 첩첩산중 설상가상인 상황입니다. 당장 당 안팎에선 비상대책위 구성 여부, 조기 전당대회 개최 여부 등을 놓고 이런저런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아직 뚜렷하게 결론을 내진 못하고 있습니다. 황교안 대표 사퇴로 일단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 심재철 원내대표 이야기 잠깐 들어보시죠.
[심재철/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 최대한 빨리 당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해 나갈지는 최고위원을 비롯해서 여러 의원들 또 당선자들 얘기를 들어서 수렴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그동안의 관례에 비춰보면 먼저 비대위원회를 꾸려 당을 정비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비대위원장을 누구로 할 것인지 그 부분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벌써 구체적인 인물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홍준표/무소속 대구 수성을 당선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우선 지도부가 붕괴됐기 때문에 비대위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고 나는 봅니다. 우리 내부에는 비대위원장감이 없다고 나는 봅니다. 카리스마도 있고 또 오랜 정치 경력도 있고 또 민주당이나 우리 당에서 혼란을 수습해 본 경험도 있고 하기 때문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들어오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해 보기도 합니다.]
김종인 위원장의 이름이 여기저기에서 우선 거론되고 있는데요. 황교안 전 대표도 김종인 위원장에게 "당을 추슬러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김종인 위원장의 이야기입니다.
[김종은/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 (연합뉴스 / 음성대역) : 황교안 대표가 사퇴 기자회견을 하기 전 '당을 추슬러 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통합당이 지금 멍하니 있으면 안 됩니다. 지난 3년을 그런 식으로 지나와서 이번에 이런 꼴이 된 겁니다.]
하지만 김종인 위원장은 비대위를 맡을지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습니다. 비대위도 좋고 다 좋은데, 가장 중요한 건 환골탈태 말 그대로 뼛속까지 바꿀 수 있느냐는 겁니다. 우선 말로는 모두가 분골쇄신, 환골탈태, 개혁 혁신 반성을 외치고 있습니다.
[조경태/미래통합당 최고위원 : 국민들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저희들 반성하고, 앞으로 미래통합당이 더욱더 분골쇄신해서… ]
[심재철/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 재창당에 버금가는 당 쇄신작업에 매진하겠습니다.]
낙선한 후보들도 낙선 인사를 통해 모두 반성과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일단 과거 사례를 보면 어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 정당사를 보면 당명이 참 많이도 바뀌었습니다. 특히 민주 진보계열 정당이 심했는데요. 요즘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최근 들어선 보수 계열 정당이 이름을 자주 바꾸곤 합니다. 미래통합당 한 번 보실까요. 한나라당을 새누리당으로 바꾼 게 2012년인데 5년 뒤인 2017년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꿨죠. 그리고 3년여 만에 미래통합당으로 다시 바꿉니다. 바꾼 시기를 보면 대부분 중요 선거를 앞두고 있거나 또는 선거 직후입니다. 당명 변경 이유는 거의 비슷합니다. 혁신, 통합, 쇄신 등이었습니다.
[인명진/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2017년 2월 13일) : 우리의 새 이름은 겉모습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 같은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과 고뇌의 산물입니다.]
[박형준/당시 통합신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 (2월 17일) : 저희가 통합을 하면서 제일 먼저 생각했던 키워드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혁신'이고 두 번째는 '확장'이고 세 번째는 '미래'였습니다.]
혁신도 좋고 개혁도 좋고 통합도 좋습니다. 다만 혹시나 당명 하나 바꾸고 다 바꾼 듯 손 터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직접 밝힌 대로 개혁과 혁신만 제대로 하면 당명이 무엇이 건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미래통합당 이야기는 들어가서 좀 더 해보겠습니다.
고석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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