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 단속하자 작년보다 음주운전 사고 24.4%·사망 6.8% 늘어
비접촉식 감지기로 사실상 일제단속…기기 정확성 의문에 "감지되면 재조사"
'비접촉식 감지기' 이용한 음주운전 단속의 예 |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우려로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 방식이 다소 느슨해지자 사회적 거리 두기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 사고와 사망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음주운전이 증가하자 운전자가 숨을 불지 않아도 음주 여부를 감지할 수 있는 '비접촉식 감지기'를 20일부터 단속 현장에 시범 투입하고 사실상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이 최근 개발한 이 감지기는 지지대에 부착된 상태에서 운전석 창문 너머에 있는 운전자의 음주 여부를 감지할 수 있다.
운전자 얼굴로부터 약 30㎝ 떨어진 곳에서 약 5초에 걸쳐 호흡 중에 나오는 성분을 분석해 술을 마셨는지를 판별한다. 음주 사실이 감지되면 램프가 깜빡이고 경고음이 나온다.
경찰청 관계자는 19일 "감지기에 비말 차단용 일회용 커버를 씌워 사용한 뒤 교체하고 지지대를 수시로 소독하겠다"며 "감지 후에는 운전자에게 항균 티슈를 제공해 차량 내부를 소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음주운전 건수와 사망자가 증가하자 고육지책으로 이 기기를 개발했다.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자 경찰은 감지기에 숨을 불어 음주 여부를 감지하는 기존 단속 방식을 1월 28일 중단했다.
아울러 특정 지점을 지나는 모든 차량 운전자를 상대로 음주 여부를 확인하는 일제 검문식 대신 음주가 의심되는 운전자만 선별 단속했다.
선별 단속으로 바뀌면 음주운전이 늘지 않겠느냐는 우려는 통계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올해 1∼3월 음주운전 사고는 4천101건으로 작년(3천296건)보다 24.4%, 음주운전 사망자는 79명으로 작년(74명)보다 6.8%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재택근무가 도입되고 회식 등 술자리가 크게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증가는 심각하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비접촉식 감지기가 현장에 도입되면 선별 단속이 사실상 종료되고 일제 검문식 단속이 이뤄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비접촉식 감지기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술을 조금 마신 운전자가 숨을 참고 있으면 감지해내지 못할 수도 있다. 운전자가 아닌 동승자가 술을 많이 마셨을 경우 램프가 깜빡일 가능성도 있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전파를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음주운전 사고와 사망자가 늘어나 많은 고민·연구 끝에 개발한 기기"라며 "술을 마신 것으로 감지되면 운전자의 실제 음주 여부를 정확하게 재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비접촉식 감지기를 활용한 음주 단속을 일주일간 시범 운영한 뒤 결과를 분석·보완해 전국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음주운전 사고로부터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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