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떨어져 배럴당 15.37달러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나주석 기자] 재고 우려로 국제유가가 또다시 하락하면서 21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원유 재고를 더 저장할 수 없다는 우려가 고조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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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10시30분 현재(한국시간 기준) 아시아지역 장외거래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6%(2.9달러) 하락한 배럴당 15.3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99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WTI 하락은 미국 오클라호마주 쿠싱에 있는 원유저장소가 가득 찼다는 소식에 따른 것이다. 미국에서 생산된 원유가 더 이상 저장할 곳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WTI 가격 하락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투자보고서를 통해 "미국 내 원유 저장 능력이 바닥이 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쿠싱에 있는 원유저장소의 경우 지난달 초보다 50% 이상 원유 재고가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역대급 저유가에 국내 정유사들은 백척간두에 섰다. 국내 정유사들은 1분기 유가폭락과 수요감소가 겹치면서 최대 3조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금과 같은 유가가 이어진다면 2분기 손실폭은 더 클 수 있다. 코로나19로 소비회복도 기대할 수 없다. 다만 일각에선 이미 저유가에 따른 충격파를 흡수한 만큼 추가적 유가 하락에 어느 정도 면역력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원유가 배럴당 20달러 선이 무너지면서 한 차례 큰 충격파를 흡수했고 이후 추가적 하락에 대해서는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정유사 입장에선 폭락도 폭등도 아닌 점진적 변동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수요 증가 요인이 없기 때문에 작은 소식에도 유가가 크게 변동하고 있다"며 "국내 정유사의 경우 1분기 유가폭락으로 재고평가손실이 컸지만 2분기에는 적자 폭이 조금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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