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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출범 초읽기 '라임 배드뱅크', 펀드 회수율 높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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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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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 핵심인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전 부사장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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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를 판매했던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 19개사가 환매 중단 펀드를 넘겨받아 수습하는 배드뱅크(Bad Bank)를 설립하기로 하고 20일 오후 첫 회의를 열었다. 이날은 첫 회의인 만큼 신설 운용사의 출자금 규모와 이관받을 펀드, 운용역 등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회의를 진행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라임펀드 판매사 19개사는 라임 부실펀드 이관을 위한 '배드뱅크 신설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날 오후 2시께부터 회의를 진행 중이다. 배드뱅크는 금융회사의 부실 자산을 관리할 목적으로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구조조정 전문기관을 뜻한다.

라임 펀드 판매액이 큰 핵심 판매사들끼리는 배드뱅크 설립 관련 합의를 이뤘지만, 나머지 10여 곳 판매사들은 배드뱅크 설립 관련 세부 내용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 출자 규모와 이관 펀드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할 예정이다.

앞서 주요 판매사 간 논의에서는 배드뱅크 외에 클린뱅크도 세워 라임펀드 우량자산만을 따로 관리하는 방안, 무역금융펀드만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에 맡기는 방안도 논의됐다. 그러나 판매사가 19곳에 달하는데다, 라임 펀드 자산을 등급별로 따로 관리하는 것이 오히려 사안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어서 실행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라임 펀드 중에서는 환매 중단 펀드인 △플루토FID-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TF-1호 △크레디트인슈어런스(CI) 1호 등이 배드뱅크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총 환매 규모는 지난 2월23일 기준 1조6335억원이다.

정상 펀드에 대한 이관 역시 검토한다. 자산이 부실화된 것은 아니지만, 운용사 입장에서는 라임 펀드를 이관받아 얻을 수 있는 실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판매사들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정상펀드에 대한 운용까지 맡을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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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긴급 체포된 신한금융투자 전 본부장 임모씨가 27일 오후 서울 남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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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배드뱅크가 설립되더라도 자산 부실화가 심각해 펀드 회수율이 높아지거나, 일정이 당겨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공통된 의견이다. 라임 펀드의 회수 계획이나 손실률은 삼일회계법인이 수개월에 걸친 실사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운용 주체가 바뀌더라도 큰 변동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라임 측이 삼일회계법인 실사를 바탕으로 밝힌 회수 가능액은 '플루토 FI D-1호'(이하 플루토)의 경우 4075억원, '테티스 2호'(이하 테티스)는 1332억원으로 총 5407억원 규모다. 지난 2월 삼일회계법인이 플루토와 테티스의 평가액을 각각 9373억원, 2424억원으로 집계했던 것보다 더 낮아졌다. 자산 현금화 계획도 오는 2분기부터 2025년까지로 길게 잡혀 있다.

라임이 보유한 메자닌(CB, BW)은 물론, 상장사 주식 역시 이른바 '라임 리스트'에 언급되면서 가치가 하락할 대로 하락한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미 라임 사태가 터진 직후 판매사들이 팔 수 있는 자산은 다 팔았다"며 "지금 라임 펀드에 남아있는 자산은 안 팔려서 못 판 것이기 때문에 현금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금융펀드는 아직 삼일회계법인이 최종 실사결과조차 내지 못했다. 지난 3일에는 자산별 회수 가능성을 A,B,C로 분류한 실사 초안만 전달한 상태로, 실제 자금 회수까지 오래 걸리는 것은 물론, 회수 여부도 불투명하다.

다만, 라임운용이 '운용'이라는 핑계로 더 이상 펀드 자산을 빼돌리는 행위는 불가능한 만큼 운용 투명성이 보장되고, 투자자에 대한 정보 제공도 더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초 라임운용은 금감원 현장검사를 받는 상황에서도 환매 중단된 펀드 자금 195억원을 빼돌렸다. 이 자금은 라임 실세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전 회장의 주머니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 자산을 해외 국내로 나눌 것인지, 부실자산 우량자산으로 나눌 것인지 등은 모두 미정"이라며 "배드뱅크 설립 큰 틀은 합의한 만큼 앞으로 잘 운용해서 회수율을 최대한 높이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배드뱅크가 설립되면 라임자산운용은 결국 인가 취소로, 시장 퇴출 수순을 밟게 된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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