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한항공이 최대 1조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항공사 지원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항공사 지원에 대해 필요성은 공감했지만 자본확충과 경영개선 등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또 HDC현대산업개발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수 포기설도 사그라질 전망이다.
━
대한항공, 자본확충…정부 항공사 지원에 속도
━
20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수천억원,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부채비율을 대폭 낮출 수 있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결정하면 정부가 항공사를 지원하는데 부담을 덜 수 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전세계 항공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내 항공사에 대한 지원 필요성도 인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 등이 항공산업에 대해 '무제한' 지원 원칙을 밝히면서 지원이 너무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항공사의 자구노력 없이 지원은 어렵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언론과 민간자문위원 등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리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항공산업의 구조적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아 금융지원과 함께 자본확충, 경영개선 등 종합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로 자본확충을 하면 정부가 금융지원을 나서기가 수월해진다. 정부는 직접 보증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대신 지급보증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수은과 산은의 보증을 받아 각각 3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와 3억 달러 규모의 달러화 사채를 발행했다. 유상증자로 부채비율이 낮아지면 산은과 수은의 보증 없이도 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산은과 수은은 보증부담을 덜 수 있다.
대한항공이 국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연결기준 지난해 말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871.5%이고 아시아나항공은 1386.7%에 이른다. 대출을 더 받으면 부채비율이 올라가 회사채 발행이 아예 불가능해질 수 있어 금융당국은 직접 지원엔 신중했다.
━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 인수도 속도
━
대한항공 유상증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 인수에도 속도를 내게 할 수 있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하면 채권단은 아시아나에도 유상증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할 수 있다. 현재 아시아나는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를 상대로 1조4665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당초 이달 7일 납입일이었으나 무기한 연기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에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면 인수 포기설도 사그라질 수 있다.
산은과 수은은 아시아나에 유입된 뉴머니로 지난해 지원했던 자금을 회수하려고 했으나 이 역시 차환하는 방식으로 늦춰줄 수 있다. 지난해 정부는 영구채 매입 5000억원, 신용한도(크레디트 라인) 8000억원, 스탠바이LC(보증신용장) 30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의 아시아나 지원방안을 마련했고 한도 대부분을 소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항공사 어려움으로 채권단이 아시아나에 지원한 자금을 모두 회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추가 지원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학렬 기자 tootsie@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