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감산 효과로 하반기 회복”
“저장능력 불신이 ‘패닉셀’ 부추겨”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37.63달러로 마감하면서 증권가에서도 이날 유가가 가장 뜨거운 화두였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최소 상반기까진 유가 급락 제어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4월 에너지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4월 원유수요는 전년 동기대비 일일 2900만배럴 감소할 전망이며, 2분기 수요도 하루 2310만배럴 줄어들 전망이다. 수요 자체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량 조절만으론 유가 제어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수요가 줄면서 저장까지 비상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에 있는 저장고가 5월 한계에 도달할 것이란 점이 부각되면서 패닉셀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쿠싱 지역은 미국에서 현물 원유를 인도받는 지역으로, 원유 저장능력은 7600만배럴이다. 지난 10일 기준 재고량이 5490만배럴로, 아직 저장량에 여유는 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넘쳐나는 원유재고에 대한 저장능력 우려 때문에 유가가 급락한 것”이라며 “OPEC+의 감산조치가 수요감소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번 패닉셀이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평가도 있다. 오히려 바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평범한 급락이 아닌 ‘마이너스 유가’라는 파격적(?) 결과를 내놓으면서 시장 관심이 온통 유가로 쏠리는 계기가 됐다.
백 연구원은 “당분간 약세와 함께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6월물 만기가 도래할 5월 20일 역시 가격 급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WTI의 마이너스 가격은 원유시장에 큰 이슈가 됐고 가장 최악이란 걸 확인시켜 줬다. 원유감산 효과와 경제활동 재개로 하반기엔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8, 9월물이 각각 29달러, 30달러로 하반기 월물간 스프레드가 1달러 미만을 보이며 안정돼 있다”며 “시장이 8월 이후 코로나 수요부진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09년 콘탱고(Contango,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은 상태)가 유가 바닥을 알려주는 시그널이었다”며 “당시 바닥에서 반등하기까지 1~2개월이 소요됐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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