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지난해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1경8천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 갈등과 홍콩 사태 등으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통화 관련 거래가 늘었고 주식시장 변동성 축소로 주식 관련 거래는 줄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금액은 전년보다 10.1% 증가한 1경7천945조원으로 사상 최대다.
이는 주로 통화선도와 이자율스와프 거래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통화선도는 환 리스크를 줄이는 수단으로 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 시점에 특정 통화를 매매하기로 한 계약을 뜻하고, 이자율스와프는 이자율 리스크 헤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명목 원금에 대한 이자를 상호 교환하는 거래를 말한다.
지난해 통화선도 거래 규모는 1경3천188조원으로 전년보다 11.4% 늘었고 이자율스와프 거래는 3천651조원으로 6.8% 증가했다.
통화 관련 거래가 늘어난 것은 미중 무역 협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홍콩사태 등 대외 리스크 요인 증가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고객 환 헤지 수요 확대에 따라 은행의 대고객 거래 증가와 증권사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조달 외화자금의 환위험 회피 수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자율 관련 거래가 늘어난 것은 글로벌 경제 지표 부진에 따른 미국의 3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금리 리스크 헤지 목적의 거래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 추이 (단위: 조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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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용 관련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29조2천억원으로 전년보다 2.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용연계채권 거래 등이 늘었지만 미중 무역합의안 승인과 남북관계 개선 효과 등으로 국가·기업 부도 위험이 축소되며 신용부도스와프(CDS) 거래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식 관련 장외파생상품 거래는 160조원으로 전년보다 7.0% 줄었다. 국내외 주식시장 변동성 축소로 헤지 수요도 동반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금융권역별로 보면 은행이 1경4천827조원으로 전체의 82.6%를 차지했고 증권사 12.7%, 자산운용사 포함 신탁 3.4% 등이다.
지난해 말 현재 거래 잔액은 1경435조원으로 전년 말보다 12.5% 늘었다.
이자율스와프가 6천303조원으로 11.1% 늘었고 통화선도는 2천566조원으로 16.5% 증가했다. 주식스와프는 65조원으로 3.0% 줄었다.
지난해 은행과 증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 상대방은 외국 금융회사가 37.3%로 비중이 가장 컸고 뒤이어 외은지점 24.3%, 국내은행 20.0% 등이었다.
금감원은 "해외 교역량 증가와 국내 금융회사의 운용자산 규모 확대에 따른 리스크 헤지 수요 증가로 장외파생 거래 규모도 지속해서 늘었다"며 "장외파생상품 거래 증가 추세와 거래 상대방 다변화에 대비해 관련 리스크 관리 체계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장외파생상품 거래 잔액 추이 (단위; 조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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